CJ대한통운은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40%의 1위 업체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은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40%의 1위 업체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이 내건 ‘2020년 글로벌 톱5 도약’ 목표달성이 어려울 거란 얘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택배시장의 40%를 차지한 업계 1위 업체지만 매출비중은 CL(계약물류, 3PL)이 37%로 가장 크다. 그 다음이 30%의 택배다. 글로벌 물류는 27%며 해운과 항공물류는 6% 수준이다. ‘육상운송’에 집중하기 때문에 글로벌 포워더 순위 20위권 밖인 CJ대한통운이 5위까지 오르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발전시키면 비현실적인 목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체력 보강하고, 체질 개선하고…

CJ대한통운은 최근 몇 년간 M&A, 전략적 제휴 등 성장전략을 다각도로 추진해 몸집을 키웠다. 물류업 특성상 하드웨어가 커져야 그만큼 더 성장할 수 있고, 매출신장에 이만한 방법이 없다고 본 것.


물론 성장통도 겪었다. 2013년 해외 물류회사 인수 실패에 이어 지난해 초 싱가포르 APL로지스틱스 인수전에서도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최대 냉동물류기업 룽칭물류 인수에 성공한 뒤 동남아 물류의 중심지 미얀마에서도 합작회사를 세우며 다시금 희망을 밝힐 수 있게 됐다.


CJ대한통운은 중국 훈춘시와 물류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은 중국 훈춘시와 물류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은 룽칭물류를 통해 중국에 이미 진출한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등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한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중국 대형 유통업체인 영휘마트와 중국 식자재시장 진출을 위한 합자계약을 체결해 중국 국내외 농축산물과 식품 유통에서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상하이에 첨단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며 중국 동북물류 거점 도시인 훈춘시와 물류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해 말에는 미얀마에 진출, 현지 국영기업인 육상운송청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미얀마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불리며 중국, 인도, 아세안 국가들을 연결하는 물류요충지로 꼽힌다. 이곳엔 우선 국산 신형 화물차 60대를 투입하며 향후 240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경기도 광주에 세워질 초대형 물류 터미널 /사진=CJ대한통운 제공
경기도 광주에 세워질 초대형 물류 터미널 /사진=CJ대한통운 제공


국내시장에선 덩치를 키우면서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쓴다. 오는 2018년이면 운영을 시작할 아시아 최대규모 물류 터미널도 경기도 광주에서 첫 삽을 떴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초대형 물류 터미널 건설이 늦은 것 아니냐”면서 “DHL이나 UPS 등 글로벌 선두권 업체들이 국내시장을 기웃거린 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하지만 CJ대한통운은 “필요에 따라 만들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월 3819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광주에 택배 메가허브터미널을 연면적 30만㎡(약 9만평) 규모로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2018년 6월 가동이 목표며 연면적이 축구장 40개 넓이와 맞먹는다. 화물처리용 컨베이어벨트 길이도 43㎞나 된다. 이곳은 최신 IT기술을 접목한 첨단 물류센터여서 효율이 높다. 하루 162만 상자의 분류 능력을 갖춘 최신기기가 설치되며 10톤 이상의 대형 화물차 850여대가 동시에 상하차 작업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를 보강하는 데에도 집중한다. 글로벌 물류업체들이 차별화 요소로 ‘컨설팅’ 능력을 꼽기 때문. 이를 위해 지난 2014년 12월에 딜로이트와 물류 컨설팅 파트너십 제휴를 맺었다. 고객사에게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관계를 이어갈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취급 물량 증대로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2000년대부터 꾸준히 중요성이 늘어난 3자물류(3PL)를 넘어 기술과 컨설팅을 더한 4자물류(4PL)로 승부수를 띄운 것.


터키 정유공장 건설에 쓰일 초대형 화물 운송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터키 정유공장 건설에 쓰일 초대형 화물 운송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또 최근 터키 스타 에게안 정유공장 건설(STAR ARP Project)에 사용될 25층 빌딩 높이의 초대형 화물 등 석유화학 플랜트 핵심 기자재의 국제 해상운송을 맡은 점도 긍정적 요소다.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 비슷한 프로젝트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아직은 글로벌 랭킹이 낮지만 우리만의 강점을 발전시키면 글로벌 톱5에 드는 건 불가능하지 않다”면서 “첨단 IT기술을 도입해 효율을 높여 물류의 한류화를 이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기업 이미지 관리에 힘쓰기 위해 올해부터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대회 슈퍼레이스의 타이틀스폰서를 맡는다.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레이싱카, 글로벌 모터스포츠의 역동성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CJ대한통운의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이라 판단한 것. 이에 따라 ‘팀 코리아 익스프레스’(Team Korea Express)라는 레이싱팀도 꾸려 2016 시즌 대회에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