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본점 /사진=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 본점 /사진=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이 오는 6월7일 전산통합을 진행한다. 물리적 통합이 가시권에 진입한 가운데 직원들의 교차발령, 인사, 복지, 급여 등 화학적 통합만 남겨둔 상태다. 이를 위해선 양 체제로 운영 중인 하나은행 노조와 외환은행 노조의 결합이 우선과제로 꼽힌다.
지난달 28일 하나은행 노동조합은 29대 노조위원장 선거를 치렀다. 조합원 6353명 중 5962명이 투표했고 현 집행부인 김창근 위원장이 3039표(51%)를 받아 당선됐다. 다른 후보자 김관우 후보는 득표수 2820표(47.3%)로 낙선했다.

재선임에 성공한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은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과 함께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된다. 연말이면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해야 하는 만큼 ‘통합노조’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노조 출범, 임금체계 일원화 관건

“올해 안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노조를 통합하겠다. 복수노조가 합쳐야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 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올 초 '2016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강조한 얘기다. 노조를 통합하고 두 은행의 임금과 직급체계를 일원화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현재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은 임금과 인사제도, 복지제도에서 차이가 난다. 지난해 6월 기준 옛 하나은행 직원의 평균 급여액(무기계약직·계약직 포함)은 약 6800만원인 반면 옛 외환은행은 8600만원으로 1800만원 가량 많다.  

임금피크제도 따로 운영된다. 임금피크제 적용 시기는 하나은행이 만 55세, 외환은행이 만 56세다. 임금피크제 기간에 하나은행 직원은 직전 급여의 250%를 5년간, 외환은행 직원은 직전 급여의 170%를 4년간 나눠받는다.

두 노조가 따로 운영되는 탓에 직원들의 임금격차가 지속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임금 협상을 매듭지은 반면 하나노조는 재선거를 치르면서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피인수 은행의 연봉이 더 높은 점도 특수한 경우다. 하나은행 직원들은 합병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성과주의를 도입하기 위해서도 통합노조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올 초 KEB하나은행은 탁월한 영업성과를 거둔 행원급 직원 6명에게 특별 승진을 시행했다. 이는 함영주 은행장이 취임에서 밝힌 능력과 성과중심, 영업제일주의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일환이다.

은행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은 하나·외환은행 노조가 각기 다른 임금체계를 적용하는 만큼 사측이 성과주의를 도입하려면 두 노조와 협의하려면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성과주의 문화를 확대하기 위해선 통합노조를 출범시켜 노사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체제의 노조가 지속되면 새로운 인력 배치에 대한 논란도 계속된다. 지난해 말 KEB하나은행은 신입행원 346명을 전부 하나은행에 배치시켰다. KEB하나은행 측은 "전산통합을 앞두고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입장을 표명했지만 '통합은행 1기' 은행원들이 하나은행에만 배치된 것은 '한지붕 두가족' KEB하나은행의 현실을 고스란이 보여주는 대목이다. 

은행 관계자는 "전산이 통합되면 영업점이 합쳐지고 직원들의 교차발령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데 수많은 은행원들의 임금과 보수를 하나와 외환으로 나눠 관리하는 것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일"이라며 "전산통합 후 통합노조 출범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