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글로벌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 지형도가 변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시장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프리미엄 전략으로 입지를 굳힌 미주 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3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5년 북미와 중남미를 아우르는 미주지역에서 68조94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삼성전자 매출액(200조6535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4%로 가장 크다. 미주지역 매출 비중은 2013년 30.3%, 2014년 33.3% 등 매년 높아지고 있다. 21.2% 수준이던 2005년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매출액이 4배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북미 주요 생활가전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른 바 있다.
LG전자도 북미 시장에서 2015년 매출액 16조3963억원을 달성하며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매출비중 29%로 국내(25.3%)를 제치고 지역별 매출 1위다. LG전자는 오는 6월 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를 미국에 론칭하고 시장장악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반면 유럽 지역 매출 비중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삼성전자의 유럽 비중은 23%였지만 지난해에는 19.2%를 기록했다. LG전자 역시 2005년에는 유럽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2015년에는 10% 수준으로 감소하며 지난해 유럽에서만 매출이 7164억원 감소했다.
국내 글로벌 전자기업의 부진은 유럽시장 뿐만이 아니다.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제조업체들의 공세에 중국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폰은 2014년 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1위를 달렸지만 이제는 화웨이, 비보, 샤오미, 오포 등 현지업체들에 치여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날 상황에 처했으며, TV는 하이센스, TCL, 스카이워스 등 중국 TV제조사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는 중국 TV제조업체들이 세계 시장점유율에서도 3~5위를 휩쓸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국내 기업의 중국시장 부진은 수치로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2013년 중국 매출이 40조1512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달성했으나 2014년 33조264억원, 2015년 30조9863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2005년 중국 매출이 6조8732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조2606억원으로 줄었다. 10년 만에 매출이 반 토막 난 것이다. 같은 기간 LG전자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도 15.5%에서 5.8%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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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