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0대 총선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오늘(12일) 전남 최대 '격전지'인 순천을 방문했다. 일찍이 이번 방문이 막바지 선거판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사였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전남 순천 아랫장에서 가진 노관규 더민주 순천 후보 지원을 시작으로 전날 오후 전남 광양과 여수를 거쳐 이틀째 호남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문 전 대표는 도착하자마자 노 후보의 유세차량 옆에서 '사죄의 절'을 올렸다. 문 전 대표는 "송구스럽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문 전 대표는 노 후보가 노동자 생활을 하다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등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닯은 점이 많다거나, 노 후보가 순천 시장을 지낼 당시 추진한 순천만 개발 등 그의 업적을 언급하며 치켜세웠다. 아울러 그는 후보자와 지지 정당을 따로 투표하는 '교차투표'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구(희승)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도 정당투표는 국민의당으로 하라. 그러면 비례대표 선출에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후보자 투표만큼은 새누리당 후보를 꺾기 위해 힘을 모아줘야 할 후보에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문 전 대표는 시장을 30여분간 돌았다.
한편 앞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순천은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와 노관규 더민주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누구도 우위를 장담하지 못하는 초박빙 양상이었다. 이 같은 선거구도에서 문 전 대표의 선거 하루 전 순천 전격 방문이 여야 누구에게 유리할지 일찍이 셈법 계산에 분주했다.
일단 문 전 대표의 순천 방문이 전통적인 옛 야당세력의 결집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며 노관규 더민주 후보에게 득이 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특히 순천은 노관규 후보를 지원할 중앙당 차원의 거물급 정치인사의 방문이 뜸했기 때문에 이번 방문을 최대한 활용해 총선 승리의 분수령으로 삼았다.
반면 호남에 팽배한 '반 문재인' 정서를 증폭시켜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왔었다. 순천은 실제 2014년 7·30 보궐선거에서 대표적 '친노인사'로 꼽히는 서갑원 후보가 이정현 후보에게 패한 적도 있어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순천은 호남 유일의 여당 지역구로, 지난 8일과 9일 실시된 사전투표에 전체 유권자의 20% 이상이 참여하는 등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앞서 "문 전 대표의 방문이 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면 더민주가 유리하겠지만 호남에 있는 '반 문재인' 정서로 역풍이 불 경우 이 후보로 표가 쏠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 |
지난 9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