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원내대표 경선에 앞서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 간 갈등이 일고 있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부산 서구)과 친박 핵심 실세인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청도) 간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면서다.

20대 국회 새누리당 첫 원내대표 도전을 시사했던 친박 유기준 의원은 28일 친박 핵심 실세 최경환 의원의 '친박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 요구'에 대해 "지금 계파를 주장해서 그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는 것 자체가 국민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의원이 친박은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면 안 된다고 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친박 단일후보라고 말한 적도 없고 의견이 어떻다 말한 적도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유 의원은 "지금은 우리 내부에서 반성과 쇄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야당과 협상이 굉장히 중요한 때라 서로 협치해 의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원내대표로서 적합한 인물이 아니냐, 출마 여부는 조만간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전날(27일) 친박계 의원들 회동에서 핵심 실세 최경환 의원이 친박계 원내대표 도전 자제령을 내렸지만 유 의원은 출마 의지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당초 출마의지를 보였던 홍문종 의원(경기 의정부을)은 출마 의사를 접어 유 의원이 '친박 단일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유 의원은 "당에 '친박·비박' 그런 이야기가 들리지 않도록 하는 게 이번 선거에 나타난 국민의 뜻이기 때문에 계파 대립은 더 이상 안 하는 게 맞고, 저도 거기(친박)에 기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에 원내대표 선거에서 자유의사로 투표해주길 권하고 싶다"며 "출마 부분은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