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는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 미국 주식시장의 오래된 격언이다. 하지만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바쁜 현대인들이 부모와 자녀를 한번쯤 더 생각하는 시기다. 특히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사람이 많은데 떠밀려서라도 가족을 챙겨볼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새롭다.
우리나라에서 핵가족화라는 말은 이미 도시화가 진행되던 1970~80년대에 언급됐다. 최근에는 더 진화한 단어인 1인가구라는 말이 생겼다. 노년층의 독신가구뿐 아니라 결혼 지연에 따른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점 매출이 상승하고 레토르트제품이 인기를 구가한다. 이처럼 인구구조와 생활패턴이 변화한 만큼 투자환경과 생애설계도 다시 점검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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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 투데이 |
◆투자환경 변화 - 고령화시대, 투자수명도 늘려라
평균수명이 길어진 것에 발맞춰 투자수명도 늘려야 한다. 장기투자 시 긍정적인 요소는 익히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 대부분은 단기투자에 익숙하다. 장기성장성이 큰 산업은 단기적으로 부침이 있지만 결국 성장하기 마련이다. 장기 적립식투자는 그 자체로 위험이 줄어든다. 이것이 ‘비용평균(Cost Averaging)효과’인데 거치투자하는 경우보다 위험이 80%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최근 고령화의 대표테마인 헬스케어산업과 1인가구 관련 주식의 상승세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헬스케어산업은 다른 산업대비 성장속도가 폭발적이다. 이는 미국의 고령화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고령화를 염두에 둔 성장성으로 보인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변동성이 매우 큰 시장임에는 틀림없지만 중국의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또 중국은 오는 2025년 1인가구가 1억가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중국의 소형가전, 간편한 소비재, 렌탈서비스가 확대됐다. 아직 시장이 성숙하지 못해 변동성이 심하지만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일본과 우리나라의 변화모습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미래성장산업을 고민해 투자해야 한다.
일단 성장에 대한 전망이 뚜렷하다면 단기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장기관점에서 지켜보자. 우선 장기성장할 기업의 주식을 오랜 기간 보유해야 한다. 또 해외투자 시 소비재 상장지수펀드(ETF), 공모펀드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앞서 언급한 적립식으로 투자한다면 투자의 수명을 더 길게 늘려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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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설계 변화 - 노후준비 비중을 높여라
지난해 말 중국은 35년간 유지해온 한가구 한자녀 정책을 공식적으로 폐지했다. 경제성장의 기본요소인 경제활동인구가 고령화로 인해 줄어든 상황이고 이에 따라 성장률이 정체되고 있어서다. 인구가 곧 국력이라는 판단이 깔린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 더 많은 아이를 낳을지는 의문이다. 자녀교육비가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도시가계조사에 따르면 한자녀 가구는 소득의 10.6%를 교육비로 할애한 반면 두자녀 가구는 17.3%를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저축률도 앞으로 10년간 중국의 두자녀가구 증가로 10%가량 하락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과거 농업 위주 사회에서 도시화가 진행되고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삶을 대하는 중국인의 태도에도 변화가 감지되는 것이다. 즉, 지속가능한 삶의 질을 더 따지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기존의 패러다임에 의한 생활패턴과 생애설계의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평균수명이 60세가 되지 않던 시절의 여명의 개념을 새롭게 해야 한다. 여명의 한자를 풀면 남은 생애라는 뜻이다. 기존에는 자녀를 낳아 잘 키워내면 인생에서 할 일을 다했다는 걸 의미했다. 하지만 이제는 100세시대라는 명제 앞에 여생이 아닌 제2의 삶이 당연한 시대이므로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은 소홀했던 노후준비에 관심을 늘려야 한다.
앞선 세대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 삶의 질을 100세까지 끌고 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은퇴준비를 막연히 고통스럽고 공포스럽게 볼 것이 아니라 은퇴전후의 삶의 질을 평형하게 유지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은퇴 이후의 삶의 질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지금의 생활수준을 낮춰 미래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생애설계의 기본방향이어야 한다.
젊은층은 생애설계의 중요도를 바꿔야 한다. 기존의 생애설계는 인생의 중요한 이벤트인 취업, 결혼, 자녀출산, 주택마련, 교육비, 은퇴준비 순으로 이뤄졌다. 이 중 은퇴준비는 필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뒷전인 경우가 많았다. 소박한 결혼이 이뤄지고 주택의 개념이 소유에서 거주로 옮겨가는 환경의 변화를 감안하면 생애이벤트 자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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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비게이션은 단순히 최단거리만 찾아주지 않고 교통상황에 따라 경로를 바꿔 안내한다. 생애설계도 개인별로 목적지까지 가는 다양한 경로의 변동이 있을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 투자는 결국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예전에 설계했던 생애계획을 지금 다시 조정하고 그에 맞춰 투자의 호흡을 달리하는 것이 중요한 때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