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에 이어 미래산업을 제시하는 거장으로 엘론 머스크가 꼽힌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엘론 머스크는 세상에 없던 것을 내놓고 시장의 판도를 새로 짰다. 전세계 온라인결제시스템을 한번에 뒤집은 ‘페이팔’(PayPal)과 미래가 더 기대되는 전기차 ‘테슬라’(Tesla), 민간우주선 ‘스페이스’(Space)X까지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SF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엘론 머스크는 천재 공학자이자 보유한 자산이 15조원 이상인 자산가다.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그는 청소년기를 캐나다에서 보냈으며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에서 물리학·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24세이던 1995년 스탠포드대학 물리학 박사과정을 이틀 만에 그만두고 첫 회사인 집투(ZIP2)를 설립했다. 집투는 인터넷상에서 지역정보를 제공하는 회사였는데 창업 4년 만에 컴퓨터제조사 컴팩에 매각해 2200만달러를 거머쥐었다.


28세에 억만장자가 됐지만 그는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서비스로 눈을 돌린 것. 1999년 온라인 결제서비스 ‘엑스닷컴’(X.COM)을 설립하고 경쟁업체인 콘피니티를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이후 사명을 페이팔로 바꾸며 이메일 결제서비스를 발전시켰다. 그는 엑스닷컴 설립 3년 만인 2002년 페이팔을 이베이(eBay)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15억달러(한화 약 2조원)에 달했다.


/사진제공=스페이스X
/사진제공=스페이스X

◆화성프로젝트 성공할까
온라인, 금융관련 사업만 펼칠 것 같던 그는 또 한번 시장의 예상을 깼다. 우주에 도전장을 낸 것. 2002년 세 번째 회사인 스페이스X를 설립해 민간사업 최초로 상업적 발사에 성공했다. 지금도 저가 우주여행과 화성 프로젝트에 도전 중이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2006년 첫 발사와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발사시험이 모두 실패하고 세계 금융위기가 닥치자 크게 흔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2008년 9월 네 번째 로켓 발사 시험이 대성공을 거두며 NASA의 러브콜을 받고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자동차산업 전체의 판도를 흔든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도 엘론 머스크의 손에서 자랐다. 그는 페이팔 매각 이후 스페이스X뿐만 아니라 테슬라에도 승부를 걸었다. 테슬라는 자사 보유 특허를 공개해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 중이고 전기차 대중화를 토대로 태양광 발전사업인 솔라시티에도 집중했다.

언뜻 보면 우주, 전기차, 태양광 등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업에 문어발식 투자를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그리는 큰 그림을 보면 이 모든 사업의 퍼즐이 맞춰진다.

엘론 머스크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의 힘을 모아 2030년쯤 8만명이 거주하는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스페이스X로 화성까지 갈 수 있는 로켓을 확보하고 화성에서는 테슬라 전기차로 연료를 태울 산소가 필요 없는 교통수단을 제공한다. 전기는 솔라시티의 태양광 발전기술을 이용하면 된다.

그가 1995년부터 20년간 달려온 행보가 하나의 큰 그림으로 완성돼 화성 프로젝트가 성공할 날이 머지않은 것만 같다. 그렇다면 엘론 머스크가 제시했던 미래산업 중 당장 현실적인 투자팁을 얻을 만한 것은 무엇일까.


/사진제공=삼성전자
/사진제공=삼성전자

◆간편결제서비스, 페이팔의 가치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페이팔을 보자. 페이팔은 온라인에서 사업자와 고객을 대신해 거래결제를 제공하는 전자결제서비스업체다. 전자결제서비스는 인터넷이 연결되는 고객의 휴대폰이나 태블릿, 웨어러블 단말기 등에서 구현된다.
카드나 현금으로만 거래가 이뤄지던 과거 금융시장에 페이팔이 완전히 새로운 결제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페이팔 결제는 일상이 됐다.

페이팔은 온라인과 모바일결제는 물론 각종 공과금, 벌금, 세금, 공과금, 심지어 대학등록금까지 낼 수 있다. 멀리 떨어진 자녀에게는 페이팔로 용돈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페이팔은 후발주자들에게 간편한 결제서비스의 기준이 됐다. 최종결제는 물론 처음 가입할 때도 액티브X를 깔거나 공인인증서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만큼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어르신도 쉽게 배울 수 있다.

국내에도 복잡한 웹 기반 결제서비스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액티브X는 설치부터 복잡하고 온라인에서 공인인증서가 없으면 결제가 안되는 곳이 많으며 보안과 법령·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뒤처지는 국내 결제서비스에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섰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온라인·모바일결제과정이 복잡하다.

그나마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페이를 비롯 국내에서도 간편결제시장이 커졌다. 하지만 국내 후발주자들이 세계 간편결제시장으로 뻗어 나가기엔 역부족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페이팔, 중화권에서는 알리페이가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미국주식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페이팔에 항상 주목해야 한다. 1999년 엘론 머스크가 페이팔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은 이후 2002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그러나 상장 2년 만에 이베이가 확실한 결제시장 플랫폼을 얻기 위해 페이팔을 통째로 인수해 주식시장에서 페이팔을 단독으로 거래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베이의 분사 결정으로 페이팔은 지난해 다시 뉴욕증시에 상장됐다. 이젠 누구나 페이팔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된 시점에 투자자의 선택도 분명해 보인다. 현재 페이팔에 대한 증권사의 투자의견은 매수에 집중됐다. 35개 증권사의 페이팔 투자의견 중 강력매수가 10곳, 매수 13곳, 보유 9곳, 기타 3곳 등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