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중 하나인 장마기간이 돌아왔다. 다행히 최근 몇년간 대규모 홍수피해가 없었지만 올해는 기후변동으로 집중호우와 강력한 태풍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잦은 침수지역은 배수로 펌프 등을 점검하고 기상예보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사진=뉴시스 김동민 기자
/사진=뉴시스 김동민 기자

국내에서는 여름철에는 홍수피해, 봄·가을철에는 가뭄피해가 빈번히 일어난다. 최근에는 겨울까지 가뭄피해가 이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도 매년 이상기후 관련 뉴스가 들려오는데 특히 지난 한해는 ‘슈퍼 엘니뇨’로 불릴 정도로 엘니뇨에 따른 피해가 극심했다.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이상기후를 발생시키는 현상으로 겨울철에는 호주 북동부·동남아지역에 가뭄을, 동태평양 쪽 중남미에 폭우와 홍수를 유발한다. 물론 미국 캘리포니아와 같은 소수의 지역은 엘니뇨 현상으로 극심한 가뭄에서 벗어나기도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엘니뇨는 큰 피해를 몰고 다니는 현상이다.

지난해 20년 만의 극심한 엘니뇨 현상은 어느 정도 종료됐다. 국립해양대기청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돼 엘니뇨 현상이 끝났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유엔에 따르면 지금까지 식량부족 등의 피해를 입은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6000만명을 넘었다.


엘니뇨로 인한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다른 이상기온 현상이 다가왔다. 올 여름에는 엘니뇨 현상이 가고 새롭게 라니뇨 공포가 몰려들었다.

엘니뇨와 라니뇨의 차이는 무엇일까. 엘니뇨와 라니뇨는 정반대 현상으로 이해하면 된다. 두 단어 모두 스페인어인데 엘니뇨는 남자아이란 뜻으로 엄밀히 말하면 어린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한다. 반면 라니냐는 여자아이란 뜻으로 1985년 미국의 해양학자 필랜더가 사용하기 시작했다.

◆라니냐, 가을엔 가뭄·겨울엔 한파

엘니뇨 현상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북극의 차가운 바닷물은 바닥부터 퍼져 페루 앞바다 부근에서 위로 올라온다. 차가운 바닷물이 위로 올라오면서 전반적으로 바닷물이 식는데 뜨거운 육지도 같이 식는다. 그러나 이 현상이 일정하게 일어나지 않으면 바닷물이 식지 않기 때문에 육지의 온도는 올라간다.

육지가 뜨거우면 물이 많이 증발해 구름을 만들고 이 구름이 태평양 동쪽에 많은 비를 뿌린다. 반면 우리나라가 위치한 서쪽은 가뭄이 들고 뜨거운 육지로 인해 무더운 여름날씨가 이어진다. 태평양의 페루 부근 적도해역의 해수온도가 주변보다 2~10도가량 높은 현상이 엘니뇨다.


라니냐는 차가운 바닷물이 많이 올라와 생기는 이상기후다. 이로 인해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5개월 넘게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아진다. 찬 바닷물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는 장마를 만들고 중남미에는 가뭄피해를 입힌다.

엘니뇨와 라니냐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게 증명되지 않았지만 엘니뇨는 여름철 강수량을 늘려 홍수를 일으키고 겨울에는 기온을 다소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라니냐는 국내에 가을 가뭄과 겨울 한파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상기온 현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홍수나 가뭄 피해도 있지만 전세계 농작물, 어획량에도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엘니뇨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아 식료품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결국 아시아지역 성장세가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년 새 아시아 주요국 채소값이 중국 22.6%, 한국 19%, 인도네시아 18% 급등했다.

주요 채소와 곡물값이 엘니뇨 공포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라니냐 공포에 떠는 것이다. 국제기후연구소(IRI)에 따르면 지금은 엘니뇨 상황이지만 빠르게 라니냐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올여름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6~8월엔 52%, 7~9월엔 65%다.

라니냐 공포가 벌써부터 국제 농산물가격을 상승시키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이후 대두 23.6%, 설탕 16.9%, 옥수수 12.3% 등 주요 농산물가격이 20% 넘게 증가했다. 2010년 라니냐가 발생했을 때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주요 농산물가격은 평균 21% 증가했다.

◆라니냐 현상, 투자포인트는?

라니냐는 나라마다 다른 영향을 미친다. 최근 도이체방크의 보고서에 따르면 라니냐에 따라 해수온도가 내려가 인도 우기의 강우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 경우 인도 농촌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금융시장에서 농촌 관련주와 비료주 등이 상승세다.

국내에서 라니냐 현상이 발생할 경우 투자포인트는 무엇일까. 국내 ETF 중 거래가 꽤 많이 이뤄지는 타이거(TIGER)농산물선물에 주목하자. 최근 3개월 동안 타이거농산물선물은 수익률이 11% 상승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농산물선물도 투자가 유효하다.

또 라니냐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내려가면 미국 쪽 겨울이 추워진다. 지난해에는 엘니뇨 영향으로 따뜻한 겨울이 이어졌고 보온기능성 의류업체들이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한파에 대비해 보온외투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아웃도어브랜드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영원무역의 주가가 많이 뒷걸음질쳤지만 겨울이 되면 주목해도 좋다. 또 낮은 실적 기대치로 주가가 하락했던 한세실업도 앞으로 미국 도매 의류 판매가 회복되면 선두기업으로서 경쟁력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밖에 겨울옷 쇼핑이 늘면 자연스레 백화점 관련주도 주목할 만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