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광동제약, 롯데칠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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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은 희대의 사기꾼이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비싼 값을 치러서라도 '프리미엄 생수'를 사먹는다. 합법적으로 물장사가 돈이 되는 시대. 주식시장에서 생수사업을 영위하는 종목의 주가도 오를 수 있을까.
◆탄산수로 실적 '톡톡'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은 2000년대 1500억원 규모에서 매년 10%가 넘는 속도로 성장하며 지난해 6000억원까지 커졌다. 이 속도로 성장한다면 2020년에는 1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생수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미네랄워터라고 불리는 광천수부터 알칼리 이온수, 탄산수, 수소수 등이 그것이다. 이 프리미엉 생수들은 지난해 말 기준 67개의 제조업체에서 생산해 경쟁 중이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생수사업이 성장하는 이유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점이 주효했다"며 "물 소비량이 적은 1인가구가 늘어나는 것도 생수사업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특히 프리미엄 생수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는 탄산수다. 탄산수시장의 지난해 시장규모는 800억원이었고 올해는 15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커짐에 따라 웅진식품, 동원F&B, CJ제일제당 등의 대기업도 진출하는 모양새다. 현재 탄산수시장 점유율 1위는 롯데칠성으로, 탄산수 '트레비'로 5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한다.


김영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탄산수는 유럽시장에서 이미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며 "한국은 해외에서 탄산수를 즐겨 마셨던 젊은 층의 증가와 칼로리 제로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여성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동제약·롯데칠성 주가는?

현재 국내 생수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생수는 광동제약의 '제주 삼다수'다. 지난 1분기 기준 제주 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은 45.7%를 기록했다. 2위 농심 백산수(6.8%), 3위 롯데 아이시스 8.0(5.2%)에 비해 7배가량 높다.

다만 광동제약의 주가 추이는 올 들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7일 기준 광동제약의 주가는 1만100원으로 올해 초 1만1000원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지난 2월 상승세를 이어가며 1만2000원선을 넘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내림세를 걷는다.

이는 제주 삼다수와의 재계약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광동제약은 2012년 12월부터 제주도개발공사와 4년간 제주 삼다수 독점 판매권 계약을 맺었다. 올해 말 계약이 종료되고 다시 계약에 성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다수는 지난해 기준 광동제약 전체 매출의 29.3%를 차지한다.

하태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삼다수 소매 매출 계약은 광동제약의 정량적, 정성적 평가가 적용되는데 매출이 좋아 정량적 목표달성은 가능하겠지만 정성적 부분은 외부에서 알 수 없다"며 "만약 재계약이 안될 경우 영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탄산수 트레비로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롯데칠성도 주가가 부진하지만 최근 롯데그룹의 전방위적 검찰 수사에 따른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적 전망으로 보면 롯데칠성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분기 롯데칠성의 매출액은 6504억원, 영업이익은 51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7%, 4.2% 증가한 수치다. 특히 탄산수 트레비의 고성장으로 생수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50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롯데칠성의 경우 주가의 향배는 주류부문이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주류부문이 힘을 내야 롯데칠성의 주가도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