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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M&A(인수합병)와 관련해 증권사에 쓴소리를 했다. 미국에서는 증권사가 M&A시장을 주도하는 것과 달리 국내 증권사들은 외국계 자산운용사나 삼일과 안진 등 회계법인에 밀리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12일 서울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인근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47건의 M&A 중 증권사가 주관한 건 3건에 불과하다”며 지적했다.
현재 국내 M&A시장은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 시티은행 계열사인 씨티캐피탈 등 외국계 증권사 및 투자은행과 삼일·안진 등 대형 회계 법인이 도맡아 진행한다. M&A 시장이 급성장한 것과 달리 증권사 수익 구조에서 관련 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황 회장은 증권사 차원의 노력과 함께 제도적으로도 증권사가 M&A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우 M&A를 위한 마지막 단계가 증권(주식) 매매인만큼 이 업무를 증권 매매업으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증권 매매업 등록을 해야만 M&A 업무를 할 수 있다.
황 회장은 “우리나라는 M&A 업무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어 개인이나 부티크도 할 수 있다”며 “앞으로 M&A 업무를 하려면 증권업 등록을 반드시 하도록 건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증권사의 법인(기업) 지급 결제 허용 부분에 보다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겠다”며 “법인 지급 결제를 허용하면 증권사가 기업들과 쌓을 수 있는 관계가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들은 지급 결제 업무를 위해 2009년 금융결제원에 특별참가금(3375억원)까지 납부했다”며 “이 문제가 은행과 증권사 간 다툼으로 가는 건 원치 않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회장은 증권사의 무료 수수료 경쟁과 관련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과거 10년을 보면 무료 수수료 경쟁이 마켓에 뚜렷한 변화를 못 줬다라는 결론이 나왔다”며 “결국 자기네 고객을 모바일로 끌고 오는 효과만 있었지 나머지 효과는 별로였다”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 의존하는 사업구조는 이제 쇠퇴한다"며 "차별적인 서비스로 경쟁하는 체제로 가야한다”고 생각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