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로또를 분석할 때 대칭이론에 대입하는 방법을 주로 쓴다. ‘모양’이 같으면 ‘에너지’가 같은 셈이어서 ‘대칭’은 ‘에너지 불변’과도 의미가 통한다. ‘에너지 불변의 법칙’은 1840년대 서양학자들이 발견한 이론이다. 이 이론에선 고립된 세계에서 에너지 형태는 달라질 수 있어도 총량은 항상 같다고 본다. 롤러코스터가 움직이는 원리도 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 |
/사진=이미지투데이 |
수학에선 에너지 불변의 법칙을 위상수학 중 ‘동형위상’과 연결할 수 있다. 동형위상이란 손잡이가 달린 커피잔과 도넛의 모양이 같다는 이론이다. 이론은 분명 생김새가 다르지만 진흙으로 빚으면 구멍이 하나뿐이라 본질이 같다고 보며 같은 이유로 원과 정사각형 역시 모양이 다르더라도 본질엔 차이가 없다고 설명한다.
필자는 한국로또 숫자 6개의 합을 쌓으면 138을 기준으로 좌우대칭형 그래프를 그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규분포그래프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우주 속의 ‘대칭’이나 수학의 동형위상이란 단어를 떠올릴 수 있다.
711회까지 한국로또 6개 숫자 합의 평균은 137.7로 138에 가깝다. 하지만 연단위로 평균을 내면 해석이 달라진다.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131.5로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각각 142.9, 141.69, 139.6으로 모두 138보다 높았다. 평균이 131.5라는 건 6개 숫자의 합이 138보다 적은 때가 더 많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138이하의 합은 19번 나왔지만 138이상의 합은 10번에 불과했다. 이는 반대로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138보다 큰 합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 볼 수 있다.
동형위상이론의 구(球)에 대한 설명에서는 ‘대척점’과 ‘제로에너지’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구에는 항상 대척점이 존재하고 대척점의 에너지가 같다고 보는 개념이다. 즉 한반도 상공의 구름에너지와 대척점인 남미 우루과이의 구름에너지는 같은 셈이다. 그리고 구로 이뤄진 폐쇄된 세계에서는 최소한 한군데 이상의 ‘에너지제로’ 지역이 존재한다는 이론도 있다. 현실과는 조금 다르지만 수학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위에서 말한 3가지 이론은 모든 로또의 세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한국로또도 해당된다. 1~45라는 양의 정수로 만들어진 구에서 매번 6개의 숫자가 움직일 때 에너지의 양을 계산하면 대척점과 함께 수학적인 패턴도 파악할 수 있다. 로또는 양의 정수로 이뤄진 폐쇄된 세계여서 동형위상의 이론으로 파악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은 로또상품의 특성상 표본이 적어 대척점과 에너지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찾기 어렵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따라서 로또분석은 여전히 어렵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