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날씨 예보 오보.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기상청 날씨 예보 오보.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날씨 예보가 자주 틀려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여름 장마철에 접어들어 강수예보가 틀리는 날이 잦아 휴일, 휴가를 앞둔 이들이 계획을 그르치는 일도 생기면서 기상청은 연일 원성을 듣고 있다.
잦은 오보 사태 원인으로는 보통 자체 수치 예보모델의 부재, 기상예보관 육성 어려움, 한반도 날씨 특성 등이 거론된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날씨 예보를 시스템이 부족한 상태에서 하다 보니 오보가 자주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보정확도는 90%를 넘는다
사실 기상청 예보정확도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91.5% 정도로, 일본의 85.1%보다도 높다. 세계기상기구(WMO) 자료에도 한국의 수치예보 정확도는 세계 6위 수준이다. 단기예보(향후 1~2일 예보) 정확도는 92~93%에 이르며 중기예보(향후 5~7일 예보)도 85%나 된다.


▲강수예보 정확도는 50%도 안된다
문제는 장마철 강수예보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철 강수예보 정확도는 지난해 49%를 기록해 2012년 52.3%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50%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예보정확도에 비해 매우 낮은 것이다. 장마철 비 예보가 자주 틀린다는 시민들의 주장은 체감에만 따른 것은 아닌 셈이다.

▲비 예보 오보는 체감도가 높다
맑은 날과 구름이 많이 끼는 날의 예보 체감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우산 등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 오는 날과 비 오지 않는 날의 체감은 매우 크다. 우산을 준비하지 않을 경우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비 하나로 생활계획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마다 오보 문제로 여론이 들끓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장마철 소나기는 소 등을 두고 다툰다
그러나 기상청만을 탓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엔 예전부터 ‘여름 소나기는 소 등을 두고 다툰다’는 속담이 있다. 소 등 한쪽에는 비가 내리고, 한쪽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지리·기후상의 특징 때문에 여름철 날씨 변동성이 크다는 사실을 예전부터 사람들이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여름철 장마전선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팽창·수축으로 남북으로 큰 변동성을 보인다. 이 때문에 장마전선의 정확한 위치를 예측하기 어렵다. 게다가 장마전선 영향을 받더라도 산지가 많은 지형 탓에 국지적인 특성 또한 강하게 나타나 비 예보는 더욱 어려워진다.


▲자체 개발 수치모델이 없다
예보 자체가 어려운 점 외에도, 예보를 위한 시스템도 부족한 상황이다. 예보를 위해선 기본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치 예보모델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현재 영국 기상청의 수치모델을 이용하고 있다. 해외 모델을 이용하면 국내 기상특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난 2월부터 500억원을 넘게 들여 도입한 슈퍼컴퓨터가 쓰이고 있지만 여기서 가동되는 수치모델은 우리 기상환경을 토대로 제작되지 않은 것이다.

▲예보관 육성, 기상연구가 열악하다
기상청 예보관은 여름철 오보에 대한 비판이 잦아 선호직무가 되지 못하다보니 장기적으로 경험 있는 예보관 육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상 관련 학과도 부족한데다 기상과학원의 경우 이직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기상연구를 위한 전체적인 환경이 열악하다는 평가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예보에서 관측자료가 32%, 슈퍼컴퓨터가 40%, 예보관이 28%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28%’의 예보관이 최종예보를 결정하므로 상대적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상청 마스코트 '기상이'. /자료=기상청
기상청 마스코트 '기상이'. /자료=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