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1988년 우리나라 경제는 저금리·저유가·저달러의 이른바 ‘3저 현상’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올해는 3저에 ‘저성장’이라는 혹이 더해져 불확실성을 키운 탓에 안정적이고 수익도 높은 투자전략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다.

투자전문가들은 원자재의 강세를 예상한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등 귀금속을 비롯해 실물로 대표되는 원유나 천연자원, 비금속광물, 곡물 등 다양한 원자재를 대체투자로 지목한 것. 원자재는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테러, 지진 등으로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강세를 띠고 있다. 또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게 관측되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된 점도 원자재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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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달러에 원자재주 강세… ‘대체투자’도 관심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10년 주기 경제위기설이 도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대체투자로 쏠린다. 대체투자는 사모펀드와 부동산, 사회간접자본, 원자재, 헤지펀드 등으로 전통자산인 채권과 주식을 제외한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금과 은을 포함한 원자재에 주목한다. 지난 6월8일(현지시간) 미국 고용지표 발표 이후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금값이 3주 내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비철금속 가격도 달러 약세 영향을 받았다.

마이너스급 저금리 국제정세에 최근 통화정책 부재까지 더해지며 특별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달러화의 가치가 낮아졌고 원자재 관련주 거래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자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쏠리면서 광산 관련주들이 뉴욕증시를 견인했고 사상 최고치 경신의 발판이 됐다.

또 8월 산유량 동결 합의를 앞두고 저유가에 따른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투자기회를 노리는 젊은 투자자의 관심이 원유에 쏠렸다. 빠른 시일 내 부자가 되려는 청년층의 심리와 원유시장의 변동성이 맞아떨어지면서 유가를 추종하는 상품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글로벌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기존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 변동성을 일정수준 이하로 관리하면서 또 다른 투자대상을 찾는 투자자들이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원자재 관련 투자에 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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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투자, 해외선물 거래도 가능
원자재투자는 관련주에 투자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해외선물 거래도 가능하다. 해외선물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변수가 많고 가격 등락폭이 크지만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한번쯤 해외선물을 노려볼 만하다.

원자재투자는 직접 금은방에서 금과 은을 사는 게 아닌 이상 미래의 물건을 지금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선물거래는 장래의 일정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매할 것을 현 시점에서 약정하는 거래로 미래의 가치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선물의 가치는 결국 미래의 현물이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현물가격이 곧 선물가격이다. 채권이나 외환·주식 등 현물시장에서 운용되는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시점에서 미래 현물수요가 늘고 공급이 줄어든다고 예상하면 선물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반대로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난다고 전망하면 가격은 떨어진다. 수요와 공급이 비슷할 경우 선물가격은 유지된다.

마찬가지로 원자재투자상품도 기초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 생각되면 매수(Long)가 많아지고 떨어질 것 같으면 매도(Short)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미래 가격을 예측해 위험을 피하려는 이 원리가 모든 원자재 선물거래에 적용된다.

◆간접투자 효율적… 환율·세금 고려해야

원자재투자는 크게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로 나뉜다. 직접투자는 말 그대로 실제 금이나 원유 등 실물을 구매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보관비용이나 효율성 면에서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로서는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나 ETN(상장지수채권) 등의 파생상품을 간접투자하는 게 낫다. 또 최근에는 직접투자 대신 ETF를 포함한 간접투자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져 거래 규모도 커졌다.

ETF는 주식·채권·원자재·통화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특정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한 지수연동형펀드다.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집합투자상품으로 해당 원자재나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간편하게 소액으로 사고팔기가 가능하다. 일반 공모펀드보다 수수료가 1% 이내로 저렴하고 실시간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돌발변수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 중장기투자에 적합하다. 다만 모든 원자재 ETF 투자 시에는 세금을 고려해야 한다.

ETN은 ETF와 발행주체만 다를 뿐 상품구조는 똑같다. 수수료가 싸고 거래가 쉬운 ETF의 장점을 모두 가졌다. 특히 증권거래세가 면제되며 국내 주식으로 구성된 상품은 매매소득 비과세혜택이 있다. ETF와 마찬가지로 거래소에 상장돼 손쉽게 사고팔 수 있고 특정지수의 수익을 오차 없이 보장한다. 금융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면 투자자는 시장에서 ETN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으며 만기까지 보유해도 된다.

다만 ETN은 발행한 증권사가 파산할 경우 원금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상품구조는 물론 발행주체의 건전성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ETN 투자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발행자의 신용위험도”라며 “운용성과와 상관없이 발행주체가 파산하면 투자금을 모두 잃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뉴욕거래소에 상장됐던 리먼브라더스의 ETN이 상장 폐지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