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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의 해외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며 저유가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주요 산유국들이 경기불황으로 공사규모를 줄여 국내 건설사에 타격을 주고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카자흐스탄 정부와 추진하던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Balkhash Thermal Power Plant Project)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지분투자를 했고 공사금액은 2조8000억원규모였다.
사업이 중단된 가장 큰 이유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지원이 지연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알제리 모스타가넴 프로젝트와 카타르 도하메트로 프로젝트도 공사중단과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각각 사업비가 6584억원과 8190억원에 달하는 대형사업이었다.
알제리와 카타르 프로젝트 역시 발주처가 저유가로 사업자금 부족을 겪은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알제리 정부의 재정악화 문제가 불거졌고 행정절차가 지연된 데다 토목업체들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국내 건설사들이 주로 진출하는 중동지역은 재정수익의 절반 이상을 석유수출에서 내고 있다. 게다가 주요 건설사업은 정부나 국영기업이 발주를 맡고 있어 재정악화 시 국내 건설 프로젝트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사업 수주액은 2014년 660억993만달러에서 지난해 461억4435만달러, 올해 상반기 152억1809억달러로 해마다 30% 이상 감소했다.
현재 해외사업을 진행 중인 주요 건설사는 삼성물산 외에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으로 이들의 미청구공사 금액은 3조7638억원,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의 5% 이상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정부 예산이 줄면 플랜트 등 석유관련 건설사업뿐 아니라 다른 인프라사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며 "추가비용 발생의 가능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