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아우디폭스바겐, 이케아. 최근 리콜 관련 이슈로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기업들이다. 리콜은 기본적으로 일회성 비용증가와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기업에 부정적 효과를 야기한다.
하지만 장기적 시각에서 보면 결함제품에 대한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은 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리콜을 실시한 기업의 대응에 따라 존립이 흔들릴 수도 있고, 반대로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패한 리콜과 성공한 리콜 사례를 통해 그 비결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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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미쓰비시 자동차의 아이카와 테츠로 사장이 기자회견장에서 연비조작 문제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
◆존슨앤드존슨-리콜로 쓴 타이레놀 성공신화
1982년 미국 시카고에서 존슨앤드존슨이 만든 타이레놀을 복용한 시민 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망자가 복용한 타이레놀에 청산가리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즉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시카고지역 판매 제품에 리콜명령을 내렸다.
◆LG전자-손실 감수하며 안전 이미지 구축
2003년 LG전자의 전기압력밥솥 리콜은 국내의 대표적 리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당시 전기압력밥솥 폭발로 인한 부상자가 잇달아 발생하자 LG전자는 대대적 리콜에 나섰다. 사고 발생 초기에는 미숙한 대처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전량 리콜 및 리콜 신고보상금 조치로 99%의 회수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신속한 조치로 후폭풍 완화
2009년 발생한 삼성전자 지펠 냉장고 리콜은 경영진의 빠른 결정과 의지가 기업이미지 회복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리콜 사례로 평가된다. 당시 경기 용인시의 한 가정에서 지펠 냉장고가 폭발해 기물이 파손되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삼성전자 사고조사단은 신속히 제품을 수거하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대기업 제조업체 관계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면 리콜은 용서할 수 없는 실패가 아니라 더 나은 성공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리콜은 단기적으로 기업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지만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리콜 시행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이윤을 보장하는 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페리에-리콜 망설이다 망해
반면 제품 결함에 잘못 대처해 기업이 망한 경우도 있다. 탄산수브랜드 페리에는 1990년 자사가 생산한 생수에서 벤젠이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은 뒤 사흘 만에 리콜을 결정했다. 문제는 초기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본부 등이 엇갈린 해명을 내놓으며 신뢰도 하락을 부추겼다는 점.
◆미쓰비시-결함 은폐로 몰락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업체 미쓰비시는 2002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주행 중이던 자사의 트럭 바퀴가 빠지면서 지나가던 20대 여성이 타이어에 치여 숨지는 사고를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트럭 바퀴 축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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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 아우디폭스바겐PDI센터에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DB |
◆아우디폭스바겐-디젤게이트 버티기로 궁지 몰려
1년째 이어지는 아우디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는 국내에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환경부의 ‘임의설정 시인’ 문제를 두고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며 리콜이 지연됐다. 그 사이 고객들의 불만이 급격히 커졌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리콜 실패사례의 공통점은 리콜에 관해 소비자와의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이것이 결국 기업의 명성에 큰 손실을 가져왔다는 점”이라며 “소비자와 리콜 관련 정보공유를 꺼려한 기업들은 대부분 리콜을 인정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으며 초기에는 제품에 문제가 없다고 강하게 부정하는 등 대응이 늦은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