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 /사진=뉴스1 DB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 /사진=뉴스1 DB
국토교통부 소속 공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국정감사를 통해 비정규직 노조 처우개선을 약속했지만 단순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4일 국회와 인천공항 노조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현재 정규직 노조 2000명을 포함해 약 6800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는 수년 전부터 고용여건 개선 등을 위해 직접고용 확대를 주장해 왔지만 인천공항공사는 2014년 이후 노조와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 창구를 닫았다.


인천공항공사의 이 같은 행보에 지난달 28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독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문제만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윤후덕 의원도 공사의 부당한 처우를 지적하며 “공항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이 자부심과 희망을 갖고 근무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사장은 이에 대해 “현재 용역 계약내용 등을 실태 확인해서 개선하도록 하고 2터미널 개장때는 개선된 내용을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비정규직 노조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정 사장의 발언이 터무니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의 이 같은 답변은 이미 수년째 들어온 국감용 발언에 불과하다”며 “공사는 여전히 비정규직 문제는 이를 직접 고용한 업체의 소관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사장은 인천공항을 책임지는 비정규직 용역인력의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정 사장은 국감에서 “용역의 평균 연봉은 3600만원으로 중소기업 정규직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지만 같은 날 국감 참고인으로 나온 박대성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장은 “용역 평균 연봉이 3600만원이라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 돈이 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국회 관계자 역시 “지난해 기준 정 사장의 연봉은 국토부 공기업 중 최고 수준”이라며 “민간기업도 아니고 국민 혈세가 투입된 대표공기업 최고경영자(CEO)로서 최고 연봉을 받으면서 공항 직원들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