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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했다. /자료사진=뉴시스 |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3년2개월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어제(2일) 오후 한겨레TV 시사탐사쇼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 국정원 댓글 사건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채동욱 전 총장(57)은 이날 인터뷰에서 2013년 9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 당시 혼외자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임했던 일을 회고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법대로 하다가 잘렸다"며 당시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채동욱 전 총장은 당시 국정원 댓글 여론조작 사건 수사를 진행하다 혼외자 의혹 보도로 논란이 일면서 결국 사임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눈치가 없었다. 자기(박근혜 대통령)만 빼고 법대로 였다"며 당시 정권의 경직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채 전 총장은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채 전 총장은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은 수사능력이 탁월한 검사"라고 칭찬하면서도 최 수석 아래서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지 의구심을 표했다.
채 전 총장은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주변 여러 가지 인연들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기 힘든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최재경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사출신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BBK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다 무혐의 처분을 내려 논란이 된 적이 있는 인물이다.
채 전 총장은 후배 검사들에게 철저한 수사도 부탁했다. 채 전 총장은 "검찰을 하수인으로 만든 권력자들과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권력에 빌붙은 일부 정치검사들, 그러다가 이 지경까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검찰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검사들에게 쥐어있는 칼자루는 법을 우습게 알고 제 멋대로 날뛰는 바로 그런 놈들을 죽이라고 국민들께서 빌려주신 것"이라며 후배 검사들에게 제대로 된 수사를 당부했다. 채 전 총장은 "마지막 기회다, 최순실 사건 제대로 해라. 사랑한다"며 검찰 조직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채 전 총장은 박근혜정부 초기 검찰총장에 임명됐으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한 지 석달만에 일간지 조선일보가 혼외자 의혹 보도를 하며 논란이 일어 결국 사임했다. 당시 진실여부를 두고 공방이 이어졌으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사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혼외자로 지목된 A군 정보 유출에 국정원 직원들이 연루된 사실까지 드러나 정권 차원에서 검찰에 외압이 있었다는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