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주변에 비슷한 가게들이 많이 생긴 이후로 매출이 감소해 걱정이다. 적자는 아니지만 살림이 빠듯해지자 내년에 대학생이 되는 아들의 학비 마련을 위해 안전투자를 해볼까 한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주식시장은 불안하고 금리도 많이 떨어져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 아들의 대학 입학까지 3개월 남짓 남은 상황이라 함부로 투자할 수도 없어 고민이다.

증권사와 은행에 방문해 펀드상담을 받으면 전문가들은 보통 장기투자를 권유한다. 이유는 장기투자를 통해 일시적인 경기하락을 극복하고 회복할 때 경제성장의 과실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처럼 ‘단기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도 많다. 그들은 은행이자보다 조금이라도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를 찾지만 대부분 단기간 내에 꼭 필요한 돈인 만큼 원금손실이 발생할까 두려워 투자를 망설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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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펀드상품, 유동·안정성 확보되면 ‘기회의 땅’
A씨처럼 적합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했거나 금융시장이 불안해서 변동성이 확대됐을 경우에는 단기투자가 보다 효율적이다. 단기투자는 상황 변화를 주시하면서 시세가 확인됐을 경우 투자하는 고도의 전략이다.

투자하거나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단기투자, 중기투자, 장기투자로 구분하는 기준은 상당히 주관적이다. 그러나 보통 펀드와 채권에 투자할 때 1년 미만을 ‘단기’로, 1년 이상 3년 미만을 ‘중기’로, 3년 이상을 ‘장기’로 구분한다. 단기투자는 분산투자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적합한 상품을 선별하고 상황에 맞게 투자해야 한다.

①MMF(Money Market Fund)


MMF는 자산운용사가 고객의 자금을 모아 주로 금리가 높은 1년 이내의 콜론(Call Loan),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집중투자한 후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초단기금융상품이다. CMA처럼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며 자금을 유동성 있게 운용할 수 있고 하루를 맡겨도 이자를 주기 때문에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데 적합하다. 또한 MMF는 법적으로 1년 이내의 우량채권에만 투자하도록 돼 있어 손실 위험이 지극히 낮다.

하지만 MMF는 100% 원금 보장 상품이 아니다. 금리상승이 지속될 경우 MMF에 운용되는 채권의 가치가 하락할 때 손실 위험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가격이 떨어져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상황과 타이밍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②단기채권형펀드


단기채권형펀드는 주로 1년 이내의 채권, 3개월 이내의 CD와 CP 등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채권형펀드에는 국고채펀드, 회사채형펀드, MMF 등이 있으며 투자기간은 환매수수료 부과기간에 따라 단기와 장기로 구분된다.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금리상승 시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위험이 있으나 펀드의 듀레이션(가중평균잔존만기)을 1년 이하로 제한하면 금리변동으로 발생하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금리하락 시에는 채권가격 상승으로 인한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어 금리변동에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 다만 채권형펀드는 투자형상품이므로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③채권매칭펀드·원금보존추구형 ELF

채권매칭펀드는 3~6개월 내외의 채권, CP, CD의 만기와 투자기간을 일치시키는 게 특징이다. 이로 인해 금리변동에 따른 투자위험 없이 편입한 채권, CP, CD의 쿠폰(표면이자)만을 수익으로 추구할 수 있어 단기투자에도 적합하다.

이외에도 투자기간이 6개월 이내인 원금보존추구형 ELF(주가연계펀드)도 수익구조에 따라서는 적합한 단기투자상품이 될 수 있다. 가령 기초자산이 코스피200지수인 원금보존추구형 ELF는 기초자산이 하락하더라도 만기상환 시 원금만 회수할 수 있다. 투자수익률은 다소 낮지만 투자목적이 A씨처럼 아들 대학등록금에 필요한 목돈 모으기라면 걱정하는 원금손실도 일어나지 않아 적합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이렇듯 단기상품을 잘 활용하면 예상 외로 안정적이고 괜찮은 투자수익을 얻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단기상품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유동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투자자 본인이 투자수익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 판단해야 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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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 고려하면 올해는 ‘단기투자’
채권형펀드는 투자기간에 따른 투자위험 보상 측면에서 금리 수준이 형성돼 일반적으로 단기보다는 장기투자일 때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단기투자를 선택할 경우 장기투자로 얻을 수 있는 높은 투자수익을 포기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올 연말까지는 단기투자가 새로운 투자대안에 발 빠르게 대처 가능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단점보다 장점이 부각된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난 만큼 국내외 경제상황은 예측이 어렵고 투자전략에 있어서 변동성에 따른 대처가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론적으로는 단기보다는 장기채권형펀드의 수익이 더 크다”며 “하지만 인플레이션 기대감과 수급 부담, 국제유가 기저효과 등의 요인이 단기채권보다 장기채권에 더 부담을 주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단기채권형펀드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권유했다.

이어 그는 “단기채권형펀드 중에서도 단기국공채를 포함한 상품을 추천한다”며 “또한 다음달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가운데 금리변동 구간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는 장기보다 단기채권이 영향을 덜 받고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