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청약 경쟁률 0.29대1, 기관 인수로 만회… 현금 유동성 확보

/사진=머니S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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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를 낮춰 상장 재도전에 나섰던 소형건설장비회사인 두산밥캣이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한 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은 0.29대1로 최종 집계됐다.
◆두산밥캣, 몸값 낮췄지만 일반청약 미달

당초 두산밥캣은 지난달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과를 거두자 공모가를 3만원으로 낮춰 이달 재도전했다. 그러나 청약 결과는 예상보다 저조했다.


시가총액은 약 3조원 규모로 전체 공모 주식의 20%인 600만5636주를 일반투자자에게 배정했으나 171만3020주만 팔렸다.

오는 18일 코스피시장에 상장 예정인 두산밥캣은 올해 상장이 기대되는 ‘대어’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 9일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트럼프 쇼크’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자존심을 굽힌 두산밥캣의 청약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논란이 있기는 했으나 가격이나 물량을 모두 낮춰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물량은 다 소화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 영향으로 지난 9일 오전부터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청약 미달 물량, 기관이 전량 인수… 재무구조 개선 효과

두산밥캣이 일반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했지만 상장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쇼크로 청약이 미달되는 바람에 청약 미달한 잔여물량은 대표주관사와 공동주관사 6곳이 대표주관사가 각각 35%와 70%를 가져가고 나머지 공동주관사 4곳에서 나눠 30% 물량을 소화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지난 10일 상황이 반전되면서 기관들이 물량을 요청했고 전량 배정이 완료됐다. 두산밥캣 관계자는“청약 미달 실권주를 주관사들이 전날 인수했으나 이날 기관들의 물량 요청으로 전량 마감됐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상장으로 1조원 안팎의 재무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두산밥캣의 이번 공모 수와 공모 규모는 총 3002만8180주와 9008억4540만원으로 첫 상장 추진 당시 제시한 규모에 비해 줄어든 수치지만 이중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의 구주 매출로 인한 유입현금은 약 33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두산밥캣의 상장으로 실질공모물량 중 외부투자자가 실질적으로 보유한 지분 16.5%가 포함돼 지분 전량 매출과 함께 해당 지분에 대한 연 6.9%의 배당 부담이 사라지면서 총 1조원의 재무구조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IPO와 현금자산, 수입 등으로 인해 차입금을 해결하고 남은 두산밥캣의 잔여 지분을 자금 조달에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