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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대국민담화에서 언급한 자괴감이 연일 화제다. 이날 최순실 게이트 등 각종 비리의혹이 불거지자 사과에 나선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이 들어 괴롭다"며 개인적인 심경을 밝혔다.
이후 "사과는 안하고 연민에 호소한다"며 비난이 폭주했고, 온오프라인에선 '내가 이러려고 OO했나, 자괴감 들어 괴로워'의 형태로 변주되는 패러디가 쏟아졌다. '내가 이러려고 투표했나', '내가 이러려고 세금 냈나'와 같은 표현이 대표적이다.
야당 정치인들도 이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한 강연에서 김영란법 통과와 관련 "내가 정말 이럴려고 김영란법 통과시켰나, 자괴감이 들고 괴롭다"고 말했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고등학교 특혜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통렬한 책임감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어제(23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선 손석희 앵커가 자괴감을 주제로 앵커 브리핑을 가지기도 했다. 손석희 앵커는 이날 사의를 표명한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과 대통령의 자괴감을 언급한 뒤, "2016년 한국 사회에 자괴감을 느끼는 사람은 우리가 아니던가. 우리는 뭘 잘못했기에 영하로 떨어진 거리로 나서야 하는가. 진심으로 느껴야하는 자괴감은 어디서 비롯돼야 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앵커 브리핑을 마쳤다.
(자료사진=뉴시스, 지난 19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에서 '박근혜 퇴진 광주 10만 시국 촛불대회'가 열렸다. 집회 한 편에서 광주지역 고등학생들이 '내가 이러려고 18세 선거권을 못 받았나 자과감 들고 괴로워'라는 손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