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문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오늘(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의원 문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오늘(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의원 문자가 폭주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의원 명단과 유출된 새누리당 의원들의 전화번호가 온라인 상에 확산되면서 국회의원들에게 어제(1일)에 이어 오늘(2일)도 항의성 문자메시지가 폭주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탄핵을 유보, '4월 퇴진, 6월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채택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하루 종일 이어지는 항의 연락으로 휴대폰이 사실상 불통이 됐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은 오늘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 모임에서 항의 연락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새벽 3시에도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도 "문자(메시지)가 몇백개씩 들어온다"고 밝혔다. 이은재 새누리당 국회의원 역시 "정말 너무한다. 휴대폰을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나도 하루 종일 많이 시달리고 있다"며 "홍위병들을 앞세워 대중선동을 하는 문화, 정치혁명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전화번호가 아니라 주소까지 공개돼 의원들의 자택 앞으로 몰려가 시위하라는 선동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너무나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항의 연락 폭주로 배터리가 닳아서 휴대폰이 꺼지고, 통상적인 업무 연락을 놓치고 있다. 이른바 '카카오톡 감옥'이라고 불리는 단체 채팅방에 계속 초대돼 메시지가 수백개에서 수천개까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는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의원 명단과 유출된 새누리당 의원들의 전화번호가 맞물려서 빚어졌다.


최근 시중에 도는 '새누리당 20대 국회의원 연락처'는 한 누리꾼이 만들어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의원 보좌진이나 출입 기자들이 정리해 놓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전화번호가 그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국민의당 의원들도 연락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