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통 CEO', 해외에서 활로 찾는다
◆트레이더스·피코크·노브랜드에 역량 집중
이번 조직개편에서 신세계는 개발본부를 신설해 국내 및 해외사업 개발기능을 통합했다. 트레이더스사업이 지난해 1조원대 매출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트레이더스담당을 트레이더스본부로 격상하고 본부 산하에 운영담당을 새로 만든 것. 이 과정에서 트레이더스를 이끌던 노재악 상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피코크도 올 한해 신세계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가정간편식시장 확대와 함께 상품군을 다양하게 늘리며 소비자에게 확실히 각인된 것. 피코크는 올해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40.9% 신장한 16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존 사업에 중점을 두지만 신사업 육성도 잊지 않았다. 신세계는 영업 1·2본부를 신설, 기존 점포의 현장 영업력과 점포경쟁력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이 사장이 1982년 신세계에 입사한 이후 주로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해온 그룹 내 최고의 '현장통 CEO'인 점을 감안하면 영업본부 신설은 기대되는 주요 전략 중 하나라는 평가다. 또 전략본부도 새로 만들어 중장기 핵심 경쟁력을 높이고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가성비트렌드에 부합하며 큰 인기몰이 중인 노브랜드사업 역시 이 대표의 핵심역량이 집중될 분야다. 신세계는 이를 위해 브랜드 BM(브랜드매니저)을 노브랜드 담당으로 변경해 독자적 사업기능을 강화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4월, 건전지, 와이퍼 등 단 9개 제품만으로 첫선을 보인 노브랜드는 출시 한달 만에 2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 1000억원을 이미 돌파했다.
이 사장의 노브랜드사업 확장은 지난 9월 충남 당진 전통시장 내 어시장 건물 2층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선보이며 정점을 찍었다. 국내 최초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상생모델을 선보이며 유통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최근 유통업계는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대형마트 규제 관련 법안 발의에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전통시장 죽이기의 주범이 대형마트로 몰리는 시점에 이 사장이 선보인 상생스토어는 당장의 수익을 떠나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당진어시장 건물 2층에 자리한 상생스토어에서는 당진전통시장상인회와 마트운영기업, 당진시가 맺은 상호 간 협약에 따라 어시장뿐만 아니라 인근 전통시장에서 상인들이 판매하는 야채와 과일, 육류, 수산물을 판매하지 않는다. 시장과 마트가 상생의 길을 걷도록 유도하는 셈.
당진시청 관계자는 "당진시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노브랜드를 방문한 고객 2명 중 1명은 어시장을 방문하지 않겠다고 답하는 등 상생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이제 갓 3개월을 넘긴 이 사장의 상생대책을 폄하하긴 힘들다. 이마트가 앞으로 어시장과 연계한 다양한 기획을 선보인다면 더 지켜볼 만한 대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마트 신동력으로 자리잡은 ‘해외수출’
국내 대형마트업계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치권의 시장규제는 더욱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온라인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마트는 더이상 오프라인 고객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사장은 해외사업에서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지난 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3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2090만달러(약 245억원)를 수출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출의 탑'을 받았다.
놀라운 점은 수상 자체보다 수출실적의 성장세다. 지난해 무역의 날 행사에서 이마트는 '100만달러 수출의 탑'을 받았다. 1년 만에 100만에서 2000만으로 숫자를 늘린 것. 올 초 '수출 원년'을 선언한 이마트는 연말까지 지난해보다 300%가량 늘어난 320억원의 수출 실적을 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마트의 주요 수출국은 중국, 베트남, 몽골,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이다. 실제 노브랜드, 피코크 등 이마트가 국내 우수 중소기업과 함께 개발한 이마트 PL상품이 베트남, 몽골 등 이마트 해외점포에서 인기가 많아 올해 이마트 PL상품 수출액은 100억원까지 늘었다.
특히 이 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조건 부동산을 사들여 해외점포를 오픈하는 방식은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단독 점포를 내지 않고 이마트 자체상표(PB)상품 같은 한국산 제품을 수출하는 형태로 매출을 늘리겠다는 것. 이를 위해 이 사장은 앞으로 회사가 보유한 매입능력을 적극 활용해 상품경쟁력이 우수한 한국 상품 확보에 모든 역량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복잡한 수출업무 대행, 수출대금 선결재 등 중소기업 지원도 병행한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승진으로 신세계그룹 내 정용진 부회장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간 '정용진의 오른팔'로 알려졌던 김해성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 그런 가운데 이갑수 사장이 '새로운 정용진의 오른팔'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간 이 사장이 정 부회장의 꿈을 현실에서 사업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해온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 사장은 정 부회장이 원하는 '세상에 없던 것'을 존재하는 것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까.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이마트 공동대표를 맡아온 김해성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선으로 후퇴하며 이 대표가 단독 수장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서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한 그가 다가올 2017년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임원인사와 함께 내년도 사업계획을 엿볼 수 있는 계열사별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번 개편에서 읽을 수 있는 이마트의 내년 행보는 크게 3가지다. 바로 트레이더스, 피코크, 노브랜드사업 강화다.
이 사장은 이마트가 그동안 새롭게 선보인 많은 사업 중 경쟁력과 잠재력이 확인된 사업을 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 한해 가정간편식(HMR)시장 확대와 함께 가성비트렌드가 불며 피코크, 노브랜드사업이 충분한 경쟁력을 보인 시점에서 이 사장의 사업역량도 이곳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이마트가 그동안 새롭게 선보인 많은 사업 중 경쟁력과 잠재력이 확인된 사업을 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 한해 가정간편식(HMR)시장 확대와 함께 가성비트렌드가 불며 피코크, 노브랜드사업이 충분한 경쟁력을 보인 시점에서 이 사장의 사업역량도 이곳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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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수 이마트 사장. /사진=뉴시스 DB |
◆트레이더스·피코크·노브랜드에 역량 집중
이번 조직개편에서 신세계는 개발본부를 신설해 국내 및 해외사업 개발기능을 통합했다. 트레이더스사업이 지난해 1조원대 매출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트레이더스담당을 트레이더스본부로 격상하고 본부 산하에 운영담당을 새로 만든 것. 이 과정에서 트레이더스를 이끌던 노재악 상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피코크도 올 한해 신세계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가정간편식시장 확대와 함께 상품군을 다양하게 늘리며 소비자에게 확실히 각인된 것. 피코크는 올해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40.9% 신장한 16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존 사업에 중점을 두지만 신사업 육성도 잊지 않았다. 신세계는 영업 1·2본부를 신설, 기존 점포의 현장 영업력과 점포경쟁력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이 사장이 1982년 신세계에 입사한 이후 주로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해온 그룹 내 최고의 '현장통 CEO'인 점을 감안하면 영업본부 신설은 기대되는 주요 전략 중 하나라는 평가다. 또 전략본부도 새로 만들어 중장기 핵심 경쟁력을 높이고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가성비트렌드에 부합하며 큰 인기몰이 중인 노브랜드사업 역시 이 대표의 핵심역량이 집중될 분야다. 신세계는 이를 위해 브랜드 BM(브랜드매니저)을 노브랜드 담당으로 변경해 독자적 사업기능을 강화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4월, 건전지, 와이퍼 등 단 9개 제품만으로 첫선을 보인 노브랜드는 출시 한달 만에 2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 1000억원을 이미 돌파했다.
이 사장의 노브랜드사업 확장은 지난 9월 충남 당진 전통시장 내 어시장 건물 2층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선보이며 정점을 찍었다. 국내 최초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상생모델을 선보이며 유통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최근 유통업계는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대형마트 규제 관련 법안 발의에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전통시장 죽이기의 주범이 대형마트로 몰리는 시점에 이 사장이 선보인 상생스토어는 당장의 수익을 떠나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당진어시장 건물 2층에 자리한 상생스토어에서는 당진전통시장상인회와 마트운영기업, 당진시가 맺은 상호 간 협약에 따라 어시장뿐만 아니라 인근 전통시장에서 상인들이 판매하는 야채와 과일, 육류, 수산물을 판매하지 않는다. 시장과 마트가 상생의 길을 걷도록 유도하는 셈.
당진시청 관계자는 "당진시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노브랜드를 방문한 고객 2명 중 1명은 어시장을 방문하지 않겠다고 답하는 등 상생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이제 갓 3개월을 넘긴 이 사장의 상생대책을 폄하하긴 힘들다. 이마트가 앞으로 어시장과 연계한 다양한 기획을 선보인다면 더 지켜볼 만한 대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마트 신동력으로 자리잡은 ‘해외수출’
국내 대형마트업계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치권의 시장규제는 더욱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온라인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마트는 더이상 오프라인 고객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사장은 해외사업에서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지난 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3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2090만달러(약 245억원)를 수출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출의 탑'을 받았다.
놀라운 점은 수상 자체보다 수출실적의 성장세다. 지난해 무역의 날 행사에서 이마트는 '100만달러 수출의 탑'을 받았다. 1년 만에 100만에서 2000만으로 숫자를 늘린 것. 올 초 '수출 원년'을 선언한 이마트는 연말까지 지난해보다 300%가량 늘어난 320억원의 수출 실적을 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마트의 주요 수출국은 중국, 베트남, 몽골,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이다. 실제 노브랜드, 피코크 등 이마트가 국내 우수 중소기업과 함께 개발한 이마트 PL상품이 베트남, 몽골 등 이마트 해외점포에서 인기가 많아 올해 이마트 PL상품 수출액은 100억원까지 늘었다.
특히 이 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조건 부동산을 사들여 해외점포를 오픈하는 방식은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단독 점포를 내지 않고 이마트 자체상표(PB)상품 같은 한국산 제품을 수출하는 형태로 매출을 늘리겠다는 것. 이를 위해 이 사장은 앞으로 회사가 보유한 매입능력을 적극 활용해 상품경쟁력이 우수한 한국 상품 확보에 모든 역량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복잡한 수출업무 대행, 수출대금 선결재 등 중소기업 지원도 병행한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승진으로 신세계그룹 내 정용진 부회장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간 '정용진의 오른팔'로 알려졌던 김해성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 그런 가운데 이갑수 사장이 '새로운 정용진의 오른팔'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간 이 사장이 정 부회장의 꿈을 현실에서 사업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해온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 사장은 정 부회장이 원하는 '세상에 없던 것'을 존재하는 것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까.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프로필
▲1957년생 ▲경희대학교 섬유공학과 학사 ▲이마트 마케팅담당 상무 ▲이마트 가전레포츠 담당 상무 ▲이마트 판매본부장 ▲이마트 고객서비스본부장 ▲이마트 공동대표 ▲이마트 사장
▲1957년생 ▲경희대학교 섬유공학과 학사 ▲이마트 마케팅담당 상무 ▲이마트 가전레포츠 담당 상무 ▲이마트 판매본부장 ▲이마트 고객서비스본부장 ▲이마트 공동대표 ▲이마트 사장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