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금한령(한한령) 영향으로 국내 엔터테인먼트업종의 주가가 급락하며 국내증시를 끌어내렸다. 지난달 주요 엔터테인먼트주들도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엔터테인먼트 주식은 중국정책과 관련된 소식이 나올 때마다 급등락을 반복한다. 지난 10월 중국정부로부터 한국 방문 관광객수를 20% 줄이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는 소식에 관련주가 하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진흙 속에서 진주가 발견되듯 반짝이는 엔터주도 존재한다.


JYP엔터테인먼트9인조 걸그룹 트와이스. /사진=머니투데이 DB
JYP엔터테인먼트9인조 걸그룹 트와이스. /사진=머니투데이 DB

◆국내 엔터주, 정치이슈에 지나치게 민감
지난달 21일 중국정부가 한류콘텐츠 규제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현지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국내 엔터주를 포함한 한류와 관련된 주식의 주가가 연중 최저가로 추락했다.


하지만 실적에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이슈에 시장이 지나치게 반응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낙폭이 과도했기 때문에 작은 기대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장기투자보다는 외부호재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단타성 투자를 하는 경향이 많다”며 “국내증시가 외부악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애널리스트들이 곧바로 반응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내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성장동력을 구축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주도 있다. 이들은 중국당국의 금한령에도 실적개선과 함께 주가상승이 점쳐진다.


[머니S톡] 금한령에 굴하지 않는 엔터주

◆[가뭄 속 단비 ①] 로엔, M&A 통한 안정된 포트폴리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2013년 12월 씨스타와 케이윌 등이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사들였다. 2015년 5월에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이동욱과 유연석, 이광수 등이 소속된 킹콩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한달 뒤에는 그룹 씨엔블루와 에이오에이 등이 소속된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 지분 10%를, 11월에는 에이핑크와 허각 등이 소속된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지분 70%를 사들였다.


로엔이 에스엠과 JYP,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빅3’에 버금가는 엔터테인먼트업계 강자로 부상하는 데 들인 돈은 440억원, 기간은 약 2년에 불과했다.

로엔의 노력에 시장은 반응했고 2013년 말 각각 2526억원, 373억원이던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3576억원, 634억원으로 뛰어올랐다. 당시 로엔 최고재무책임자(CFO)이던 류승범 딜로이트안진 전무는 “단순 음원 유통회사로 인식되던 로엔이 음원 유통뿐만 아니라 연예매니지먼트, 플랫폼사업 등에 안정된 포트폴리오를 갖춘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연예매니지먼트사업은 로엔의 음원 유통 및 판매사업과도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전문가들은 연예매니지먼트에서 나오는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멜론을 공연 행사사업과 e-커머스 등의 플랫폼업체로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멜론쇼핑’ 서비스가 이달 30일 종료되는 점은 우려할 만하지만 이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멜론 유료 가입자는 올해 말 기준 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가입자 수 확대와 가격인상에 힘입어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가 시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멜론쇼핑서비스가 종료되더라도 멜론 유료가입자 수 증가에 따른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머니S톡] 금한령에 굴하지 않는 엔터주

◆[가뭄 속 단비 ②] JYP Ent, 기승전 ‘트와이스’
JYP엔터테인먼트의 9인조 걸그룹 트와이스가 데뷔 후 각종 기록을 경신하며 국민 걸그룹으로 발돋움했다. JYP의 성장전략이 함축된 트와이스는 이미 가능성을 뛰어넘어 소녀시대 이후 ‘원톱’ 여자 아이돌그룹으로 성장했다. 팬덤의 규모를 가늠하는 척도인 음반판매량을 보면 데뷔 1주년을 갓 넘긴 트와이스의 지난 10월 누적 음반판매량이 45만장으로 엑소, 방탄소년단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JYP의 올 4분기 주가 흐름은 약세지만 성장동력이 뚜렷한 트와이스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가치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정유석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트와이스가 JYP의 실적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애널리스트 “JYP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650억원, 110억원, 80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28.5%, 161.9%, 15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YP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3%, 114% 오른 190억원, 36억원을 기록했다. 음반과 음원 매출이 사상 최대인 5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상승했다. 트와이스와 갓세븐의 높은 음반·음원 판매 성적으로 이익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JYP는 10월 음반 판매량(26만장)만으로도 분기 최다를 기록했다.

비용통제가 강점인 특성상 실적 레버리지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투피엠의 돔 투어와 준호·준케이의 일본 솔로 투어는 내년 상반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중국 오디션프로그램도 방영 계획 중이어서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130억~150억원,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16~18배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