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3년 감형.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과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유죄선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징역 3년 감형.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과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유죄선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재판부가 오늘(13일) 실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이날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한상균 위원장은 지난해 집회를 주도해 경찰관 수십명이 부상을 입고 경찰 차량을 파손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따. 원심 재판부가 징역 5년을 선고하자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해 징역 8년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경찰 대응이 다소 과도했고 시위대를 자극한 측면도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집회가 불법적인 폭력 집회·시위였다며 징역 3년에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집회·시위의 자유가 민주사회에서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집회·시위는 적법하고 평화적이어야 하며 다른 법익과의 조화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한 위원장은 집회·시위를 평화적으로 진행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경찰과의 충돌을 직·간접적으로 선동했다. 경찰 차벽을 뚫기 위해서 밧줄이나 사다리 등을 미리 준비하기도 했다"며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한 위원장이 지난해 5월1일 열린 집회에서 경찰 차벽을 훼손했다는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평화적 집회·시위 문화가 정착돼 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 위원장을 장기간 실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한 위원장이 경찰의 인적·물적 피해에 대해 1억4700만여원을 공탁한 점, 사회각계 인사들이 한 위원장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원심보다 감형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재판에 참석한 일부 방척객들은 "한상균을 석방하라. 한상균은 무죄다"라고 소리치며 항의해 방호원의 제지를 받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 위원장 측은 그동안 “경찰이 교통소통을 한다면서 도리어 교통을 원천 봉쇄하고 차벽을 선제적으로 설치해 질서유지선으로 활용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해왔다. 한 위원장은 최후진술에서는 "박근혜 정권은 헌정을 파괴했으며 초헌법적 국정농단 행위보다 더 큰 국가 폭력은 없다"며 자신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최근 촛불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역시 어제(12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 위원장의 석방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들은 "검찰은 이제야 박근혜의 공범들을 기소하면서, 1년 먼저 정권의 부당함을 외친 한 위원장에게는 8년형을 구형했다"며 한 위원장의 즉각 석방과 박근혜 대통령의 구속을 요구했다.

이날 판결 후 민주노총도 "감형은 면피이며 촛불민심이 아니라 권력의 눈치를 본 터무니없는 유죄판결이고 중형선고"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또 "사법부는 무죄와 석방판결로 역사와 민중의 편에 설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렸다. 부패한 불법권력, 탄핵소추 당한 정권이 아직도 두렵다면 스스로 법복을 벗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경찰의 물대포에 맞은 백남기 농민이 올해 결국 사망했음에도, 경찰 내부에서 아무런 징계도 이루어지지 않아 이번 판결은 더욱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당시 백씨의 외인사에 의문을 제기하며 부검영장 집행을 시도하기도 해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