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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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6년차에 접어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다섯 번째 육성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자책했다. 최근 북한 내부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의식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TV는 평양시간으로 1일 12시(우리시간 12시30분) 검은 양복 차림에 뿔테 안경을 착용하고 나타난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녹화방송으로 내보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고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자책했다.

먼저 김 위원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국이 혼란한 남한의 현 상황을 인지하는 듯 올해 남한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의식한 대남 메시지를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남한의 촛불집회에 대해 "지난해 대중적인 반정부 투쟁이 세차게 일어나 남조선 인민 투쟁사에 뚜렷한 자욱을 새긴 지난해의 전민항쟁은 파쇼 독재와 반인민적 정책, 사대 매국과 동족 대결을 일삼아온 보수 당국에 대한 원한과 분노의 폭발"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올해 우리는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 가야한다"며, 이를 위해 "동족 대결에서 살길을 찾는 박근혜와 같은 반통일 사대매국 세력의 준동을 분쇄하기 위한 전민족적 투쟁을 힘있게 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그간 대남선전매체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해오긴 했지만 김 위원장이 나서 박 대통령을 실명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김 위원장이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진솔한 톤으로 언급한 것도 이번 신년사에서 특기할 만한 사항이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 마지막 부분에 "또 한 해를 시작하는 이 자리에 서고 보니 나를 굳게 믿어주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열렬히 지지해주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인민을 어떻게 하면 신성히, 더 높이 떠받들 수 있겠는가 하는 근심으로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주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는데, 올해는 더욱 분발하고 더욱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 할 결심을 가다듬게 된다"고 다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