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새로운 은행의 탄생을 예고한 인터넷은행 출범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를 제한하는 은산분리법에 발목이 잡혀 조기 출범을 꺼리는 탓이다.
‘인터넷은행 1호’ K뱅크는 출범일을 다음달로 미뤘다. 당초 K뱅크는 본인가를 받은 후 이달 말 조기출범을 예고했으나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임시국회를 지켜본 후 출범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K뱅크 관계자는 “KT가 K뱅크의 보유지분 4%로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자체가 의미가 없다”며 “은행법 개정을 기다리면서 고객을 맞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은 은행법상 본인가 이후 6개월 내 영업을 개시해야 한다. 지난해 말 본인가를 받은 K뱅크가 상반기 안에 영업을 개시하면 은행법상 문제가 없지만 조기출범으로 ‘새로운 금융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야심찬 포부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후발주자 카카오뱅크도 지난 6일 뒤늦게 인터넷은행 본인가를 신청했다. 카카오뱅크는 당초 2015년 11월 예비인가를 받은 후 지난해 말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었으나 본인가 신청을 연기하면서 출범일이 4~5월로 예정됐다.
금융권 안팎에선 산업자본의 은행업 영위를 가로막는 낡은 규제가 인터넷은행 출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인터넷은행이 기지개를 켜기도 전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자본을 빼거나 주주로 참여한 은행이 영업전반에 나서는 ‘은행 안에 은행’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도입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은행법에 묶인 채 시범 인가하는 방식은 인터넷은행의 경영 지속성에 문제가 될 것”이라며 “당국에선 인터넷은행의 출범 전 은산분리규제 완화수준을 충분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1호’ K뱅크는 출범일을 다음달로 미뤘다. 당초 K뱅크는 본인가를 받은 후 이달 말 조기출범을 예고했으나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임시국회를 지켜본 후 출범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K뱅크 관계자는 “KT가 K뱅크의 보유지분 4%로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자체가 의미가 없다”며 “은행법 개정을 기다리면서 고객을 맞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은 은행법상 본인가 이후 6개월 내 영업을 개시해야 한다. 지난해 말 본인가를 받은 K뱅크가 상반기 안에 영업을 개시하면 은행법상 문제가 없지만 조기출범으로 ‘새로운 금융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야심찬 포부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후발주자 카카오뱅크도 지난 6일 뒤늦게 인터넷은행 본인가를 신청했다. 카카오뱅크는 당초 2015년 11월 예비인가를 받은 후 지난해 말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었으나 본인가 신청을 연기하면서 출범일이 4~5월로 예정됐다.
금융권 안팎에선 산업자본의 은행업 영위를 가로막는 낡은 규제가 인터넷은행 출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인터넷은행이 기지개를 켜기도 전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자본을 빼거나 주주로 참여한 은행이 영업전반에 나서는 ‘은행 안에 은행’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도입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은행법에 묶인 채 시범 인가하는 방식은 인터넷은행의 경영 지속성에 문제가 될 것”이라며 “당국에선 인터넷은행의 출범 전 은산분리규제 완화수준을 충분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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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쌍두체제’ 인터넷은행의 한숨
실제 K뱅크와 카카오은행은 산업자본의 힘이 줄어든 반면 금융회사의 영향력은 눈에 띄게 커졌다. 먼저 지배구조 부터 달라졌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한국금융지주의 공동대표 지배구조를 선언했다. 지난 3일 카카오뱅크는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에 이용우·윤호영 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재선임했다. 이사회 의장에는 김주원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을 앉혔다. 이용우 대표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고 윤호영 대표는 다음 경영지원부문장 출신이다.
K뱅크는 KT이엔지코어 경영기획총괄 전무인 심성훈 대표이사를 초대은행장으로 선임해 ‘ICT기업 출신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고수한 반면 카카오뱅크는 대표이사 체제부터 ‘은행과 협업’을 강조했다. 인터넷은행이 국내 새로운 유형의 은행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은행장이 두명인 체제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공동대표는 각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융합과 상호견제를 통한 혁신적이면서 안정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최적인 지배구조”라고 말했다.
K뱅크도 이사회에서 금융회사 인사가 깊숙이 자리했다. K뱅크의 3대주주는 KT와 NH투자증권, 우리은행으로 사내이사와 상임감사위원에 각각 정운기 우리은행 재무관리본부장, 김대영 NH투자증권 스마트마케팅본부장을 선임했다. 이들은 K뱅크에 자본확충이 필요할 때 해당 금융회사에 추가증자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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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기업 색깔내기 안간힘
인터넷은행은 올 하반기까지 추가증자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2500억~3000억원에 불과한 초기자본으로 인력채용, IT전산시스템 개발에 투자한 상황. 따라서 은행권의 자본건전성 기준인 BIS(국제결제은행)비율을 맞추려면 추가증자가 불가피하다.
K뱅크의 자본금은 2500억원이다. 초기자본금으로 현재 190여명의 인력을 고용했고 IT시스템을 개발했다. 따라서 초기자본금이 소진될 것으로 보이는 2~3년 안에 2000억~3000억원을 추가로 증자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두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로 총 자본금이 3000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출범 초기의 영업·마케팅비용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BIS비율은 금융기관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대출+투자)으로 나눠 계산한다. 은행은 8%를 넘겨야 한다. 국내 금융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2007년 말 11.22%에서 지난해 9월 기준 14.04%까지 높아진 상태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금융시장 안착을 위해 한동안 자본건전성 규제를 풀어주는 방안을 고려 중이나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은행권의 자본건전성이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기간을 놓고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지배구조와 자본조달에서 ICT기업의 영향력이 줄었지만 ICT기업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업전략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뱅크는 출범 초기에는 기본 예·적금과 중금리 신용대출 등을 통해 비대면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이후 오픈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제휴상품, 로보어드바이저, 크라우드펀딩 등 신규상품을 단계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과 연동된 서비스를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한다. 계좌번호 없이 대화하듯 송금하기,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10%대 중금리 대출 받기, 전·월세 보증금으로 담보대출 받기, 카카오톡으로 동창들과 여행가기 위한 공동통장 만들기 등이 주요 서비스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산분리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에 크게 위협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은 은행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여부에 구애받지 않는 안정적 소유 및 지배구조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