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2롯데월드타워 준공 승인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주거시설인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에 관심이 집중된다. 3.3㎡당 7500만~8000만원선의 고분양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보니 업계의 관심은 자연스레 분양성적에 모아진다. 롯데건설 측은 초고층빌딩 속 초고가·초호화 주거시설이라는 상징성이 충분하다며 흥행에 자신감을 보이지만 오랜 경기불황과 최근 부각된 대내외 불안정 요소가 변수다. 

롯데월드타워. /사진=뉴시스 이영환 기자
롯데월드타워. /사진=뉴시스 이영환 기자

◆'원스톱 라이프' 갖춘 초호화 수직도시
준공 승인을 앞둔 제2롯데월드타워는 롯데그룹의 숙원이 담긴 만큼 면면이 화려해 시공 내내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향한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관심은 남다르다. 초고층·초호화로 집약되는 제2롯데월드타워의 핵심 주거시설이기 때문이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제2롯데월드타워 프라임 오피스(14~28층)와 6성급 호텔(76~101층) 사이인 42층부터 71층까지 공급면적 기준 209~1245㎡ 223실 규모로 들어선다. ▲209~236㎡ 24실 ▲271~307㎡ 122실 ▲350~384㎡ 70실 ▲667~1245㎡ 7실로 펜트하우스(1245㎡)는 70~71층을 모두 사용하는 복층 구조다.


세대당 3.4대(총 759대)의 여유 있는 주차공간과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서비스 '시그니엘 레지던스 클럽' 등이 갖춰졌으며 667~1245㎡ 주택형을 분양받은 입주자는 내부 인테리어나 가구배치 등을 개별적으로 할 수 있다.

제2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만큼 롯데마트(지하1~2층), 롯데월드몰(지하1~지상6층), 하이마트(3층), 롯데시네마(5~11층) 등 각종 생활편의시설 이용도 자유롭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상징성과 편리한 교통망, 건물 내에서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한 수직도시인 점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분양가 걸림돌" vs "상징성 충분"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이 임박하면서 시선은 분양가와 흥행여부에 쏠린다. 제2롯데월드타워는 국내 최고층 건축물로 단위 면적당 공사비가 일반 건물의 3배에 달한다. 적정 수준의 임대료 책정이 힘든상황이다.

롯데가 고분양가 책정을 포기할 가능성도 낮다. 제2롯데월드타워 건설 과정에서 불거진 ‘땅 꺼짐 현상’ 등 건물 안전과 관련한 각종 불안요소가 제기됐지만 롯데그룹의 숙원이자 국내 최고층 빌딩이라는 상징성으로 고분양가 책정은 시공 당시부터 기정사실이었다.

롯데 측도 고분양가 책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완공 뒤 분양이라는 방침을 세운 만큼 준공승인을 앞둔 현 시점에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동혁 롯데건설 레지던스TF팀장은 “자세한 금액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언론에서 보도한 대로 3.3㎡당 7500만~8000만원선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분양가이긴 하지만 초고층빌딩에 거주한다는 상징성은 가격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를 지녀 분양에 걸림돌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건물 내·외부 시공을 완료했고 서울시의 준공승인을 기다리는 서류 절차만 남았다”며 “준공승인만 받으면 바로 분양 일정에 들어갈 계획인데 설 연휴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투자설명회. /사진제공=지우알엔씨
베이징 투자설명회. /사진제공=지우알엔씨

◆'중국 슈퍼리치' 이탈 변수
준공승인이 임박하면서 롯데건설은 분양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1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예식장에서 시그니엘 레지던스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예약제로 진행됐지만 200여석의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분양과 관련된 세부내용의 외부유출을 막기 위해 입장객 휴대폰 카메라에 보안 스티커도 부착됐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서민들이 감당할 수준의 가격은 아니지만 강남 부자들의 관심은 꽤 높은 것으로 안다”며 “시장 침체가 변수지만 시간의 문제일 뿐 흥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같은달 18일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대행사 중 하나인 지우알엔씨는 중국 베이징에서 투자설명회를 열고 분양 담금질에 들어갔다. 초고가 레지던스의 가장 큰 고객인 중국 ‘슈퍼리치’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투자설명회가 열린 장소도 각국 국가원수 및 명사가 주로 이용하는 댜오위타이 호텔이었다.

이날 투자설명회에는 중국 고위 관리 및 현지 대기업 회장단 등 100여명이 대거 참석해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쏠린 중국 슈퍼리치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설명회는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초고층 빌딩의 투자가치와 제2롯데월드타워가 갖는 상징성, 앞으로의 개발 비전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또 중국의 유명 예술가 10명이 제2롯데월드타워를 주제로 한 회화예술 전시전을 열어 관심을 고조시켰다. 행사에 참석했던 중국 고위 관리와 주요 상공업계 대표 등은 투자설명회를 호평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당시 김대명 지우알엔씨 대표는 “11월 상하이 투자설명회를 시작으로 12월 국내 설명회와 베이징 설명회까지 연이은 투자설명회로 국내외의 제2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대한 관심과 위상을 끌어올렸다”며 “설명회 직후 직접 보러 오겠다는 고객들도 많아 구체적인 일정 등을 논의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일반 아파트가 아니어서 분양 보증이나 청약 절차를 거치지 않고 준공승인 뒤 즉시 계약할 수 있다. 계약금은 10~20% 내외가 될 전망이며 잔금은 즉시 납부해야 한다. 롯데 측은 담보대출이 가능하도록 은행권과 협상도 진행 중이다.

분양일정에 속도가 붙었지만 변수는 있다. 초고가인 만큼 중국 슈퍼리치들의 움직임이 시그니엘 레지던스 흥행의 큰 축인데 최근 불어닥친 중국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행보가 문제다.

부담을 느낀 중국 슈퍼리치들이 투자를 주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여기에 경기불황에 부담을 느낀 강남부자들까지 지갑을 닫는다면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흥행에 찬바람이 불 수도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