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씨는 안정적인 재테크를 위해 시중은행에 돈을 맡기려 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예적금금리가 너무 낮아 메리트를 느끼지 못해서다. 은행에 맡겨봐야 물가상승률을 따져보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다. A씨는 결국 시중은행보다 연 1~2%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리기로 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이 너무 많고 상품도 다양해 어떤 상품을 가입해야 할지 헷갈린다.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의 예적금잔액이 늘고 있다. 저축은행 예금액은 지난해 6월 말 3년5개월 만에 40조원대를 회복했으며 3개월 뒤 43조원가량으로 불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7조5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A씨처럼 이용 경험이 없는 경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 저축은행에 현명하게 돈을 맡기는 방법을 알아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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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 한눈에’ 활용하기… 비대면채널도 유용

저축은행 예적금의 최대 장점은 단연 금리다. 저축은행중앙회와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23일 기준 정기예금금리(1년 단리)는 은행 1.10~1.80%, 저축은행 1.35~2.40%이며 정기적금 금리(1년 단리)는 은행 1.0~1.80%, 저축은행 1.90~3.30%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1년만기 2.05% ▲2년만기 2.12% ▲3년만기 2.14%이며, 정기적금 평균금리는 ▲1년만기 2.63% ▲2년만기 2.70% ▲3년만기 2.78%다.
문제는 각 저축은행별로 상품 종류가 너무 많아 매력적인 상품을 고르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럴 땐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사이트인 ‘금융상품 한눈에’를 이용해보자.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을 높은 금리 순으로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저축 예정기간과 저축금액을 설정하면 세전 및 세후이자율, 세후이자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저축은행은 전국 영업망을 갖추지 못한 곳이 많은 만큼 영업점을 방문할 수 있는 곳인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지만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저축은행 상품이 아니더라도 해당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통해서다. 비대면계좌개설서비스는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계좌를 신규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저축은행은 최근 이 같은 비대면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말 모바일 앱 ‘SB톡톡’을 통해 비대면계좌개설서비스를 개시했다. 전국 영업망을 갖추지 못한 저축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소비자로선 자신이 사는 지역 외의 저축은행 상품도 손쉽게 가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저축은행 부실이 우려된다면?

만약 돈을 맡기는 게 불안하다면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에서 각 저축은행의 경영공시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영공시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두가지만 체크하면 충분하다.


BIS자기자본비율이란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8%이상이면 안정적인 것으로 본다. 현재 대부분의 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8%를 넘겼지만 소형저축은행의 경우 8% 이하인 곳도 있으므로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회수가 불가능한 대출이 얼마만큼인지를 볼 수 있는 지표다. 저축은행도 시중은행처럼 대출채권(여신)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단계로 구분해 관리하는데 업계는 보통 고정이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을 사실상 돈이 떼인 대출로 간주한다. 즉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을수록 은행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따라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의 경우 8% 미만인 저축은행을 고르는 게 안전하다.

이 같은 확인 작업이 귀찮다면 5000만원 이하만 저축하면 된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합해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