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을 세상에 선보인 지 벌써 10년. 혁신의 아이콘이 이끌어온 변화는 제1차 산업혁명의 증기기관 발명에 버금간다. 이제는 어디를 가도 스마트폰이 지배하는 디지털세상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 조사 결과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91%로 전세계에서 싱가포르와 함께 90%를 넘는 유일한 나라다.
스마트폰은 일상생활뿐아니라 자산관리 방식까지 바꿔놨다. 창구뱅킹에서 텔레뱅킹을 넘어 모바일뱅킹으로 시장이 빠르게 이동해 모바일뱅킹 이용규모는 한국은행 조사 기준 지난해 3분기 5393만건, 3조2084억원을 기록했다.
그중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결합한 로봇이 영역을 뛰어넘어 금융업계로도 진출했다. 지난해 봄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가 벌인 세기의 바둑대결은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생생하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인공지능 로봇(Robot)이 금융자문(Advisor)의 영역에 합류, 전세계적인 펀드매니저의 뉴모델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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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께 로보어드바이저의 테스트베드 운용을 시작해 오는 4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테스트베드 심사를 통과하는 것을 포함 ▲투자자 성향의 분석 ▲투자대상을 두개 이상 종목으로 확대 ▲운용방법을 분기별로 1회 이상 변경 ▲운영을 책임지는 전문인력 보유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 중 테스트베드는 금융회사의 자산운용 상담인력을 대신할 로보어드바이저를 확인하는 절차로 해킹 방지체계 등도 점검한다. 이 절차를 밟은 금융회사의 고객은 관련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로보어드바이저에 자산관리를 의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재 기존 제도권의 시중은행과 금융투자회사뿐 아니라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기업도 테스트베드에 참여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빠른 성장에 발맞춰 투자자들도 제도의 변화나 정보의 흐름 등에 대처해야 한다. 투자비용을 아끼는 방법은 여럿 있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온라인상품의 이용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영업점이나 프라이빗뱅킹(PB) 등 오프라인매장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을 없애 고객에게 더 적은 수수료를 요구한다.
하지만 많은 로보어드바이저기업이 미국에 상장된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자산관리를 하는데 해외상장 ETF의 경우 매도차익의 22%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고액자산가일수록 자산관리뿐 아니라 세금, 증여, 기부, 부동산 등 종합적인 금융서비스가 필요한 만큼 모든 자산관리 업무를 로보어드바이저가 대체하기는 아직 이르다.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새로운 산업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전에 관련법이나 정책 등의 종합계획 수립이 우선돼야 한다. 이를 통해 로보어드바이저산업이 국민의 안전한 자산관리에 기여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