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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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지수가 대선 테마주에 휘둘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 돌입한 후 조기 대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권 유력 잠룡들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린다. 그 사이 코스닥지수는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는 모양새다. 당국에서는 테마주를 잡고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코스닥 먹은 ‘반기문 테마주’… 거래소, 칼 들었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험난한 롤러코스터를 탄 종목군은 ‘반기문 테마주’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테마주로 엮인 종목은 광림, 성문전자, 지엔코 등 7종목이다. 이들은 반 전 총장의 사촌동생이 사외이사를 지냈거나 동향, 동문인 점이 부각되며 테마주로 분류됐다.


하지만 주가 결과는 참담했다. 반기문 테마주는 지난 9일 기준 한달간 평균 65% 급락했다.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은 지엔코로 8810원에서 2320원으로 73.67% 추락했다. 그나마 낙폭을 회복한 것으로 보이는 광림도 54.45%가 빠졌다.

모든 종목이 비슷한 패턴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반 전 총장이 국내에 입국하기 전인 지난달 9일 주가가 최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 1일에는 모두 하한가를 터치했다.

다른 후보들의 테마주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여론조사에서 발표되는 지지율 추이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한다.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우리들제약이 반 전 총장 불출마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장중 7% 급등했다가 9% 급락하는 모습을 보인점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대선 테마주는 한치 앞의 상황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 속과 같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9~11월 거래된 정치 테마주 16개를 분석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손실금액은 계좌당 191만원이다.

그럼에도 시장의 관심은 대선 테마주에 쏠린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더욱 취약하다. 실제 코스닥지수는 반기문 테마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지난 9일 기준 한달간 코스닥지수는 5.27% 하락했다.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다음날 1.7% 빠진 점도 테마주와 비슷한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이상급등 종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2017년 업무 추진방향’ 자료를 통해 “대선 관련 정치인 테마주 등 이상급등종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차별화된 예방조치와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거래소는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시장질서확립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이상 계좌를 관리한다. 필요할 경우 이상급등종목명을 공표하고 관계기관과 공동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또 사이버루머 빈발 기업은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당국의 조치도 중요하지만 개인투자자의 올바른 투자관 확립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기 수익에 집착해 대선 테마주를 매수하는 것은 확률을 알 수 없는 도박과 같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