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대내외 악재가 겹쳤음에도 국내증시는 견고한 상태를 유지했다. 코스피지수는 2100선을 넘겼고 코스닥지수는 600선에서 차근차근 저점을 다지는 중이다. 올 상반기 증시 강세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주가가 오르지 못한 종목을 잡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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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코스피: 소재·산업재가 들어 올린다
지난 21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2100선을 돌파하며 2014년 7월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코스피지수를 달리게 한 동력은 삼성전자의 약진이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20%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사상 최초로 200만원선을 돌파하면서 지수도 동반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부문의 활약에 힘입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반도체업황의 호조는 코스피 양대산맥 SK하이닉스의 주가도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일 장중 5만4900원을 돌파하며 역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다만 이들 주가는 실적발표 이후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 환율이 떨어지고 일부 D램 제품의 현물가가 소폭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식을 각각 5600억원, 3100억원가량을 팔아치웠다.
그럼에도 코스피지수는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강보합세를 보였다. IT 매도세를 펼쳤던 외국인 자금이 중형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 초 이후 지난 15일까지 외국인은 중형주를 40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중형주를 사들인 이유는 상대적인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대형주 대비 중형주의 상대 PER(주가수익비율)은 1.08배로 금융위기 이후 평균인 1.16배 수준을 밑돌고 있다”며 “대형주와 중형주의 밸류에이션 차이가 갈 곳 잃은 자금을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화학·철강 등 산업재업종으로의 자금유입은 중형주 강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재는 대형주에서 비중이 11.1%인 반면 중형주 내에서는 29.1%를 차지한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현기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강·조선·화학·금융 등의 업종에서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비철금속·운송업 등의 경기민감 한계기업까지 매수기회가 올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경기민감재의 포진을 넓혀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소재·산업재 업종에서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POSCO, 고려아연,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한화케미칼을 꼽았다. 이들 종목은 고려아연을 제외하고 지난 14일까지 한달간 1~5%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고려아연은 올해 실적 추정치를 보수적으로 제시한 탓에 같은 기간 17%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연과 연가격 상승에 따른 회사의 이익증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이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제2비철단지 공사가 완료된 후 실적이 정상화됐다”며 “회사의 보수적 가이던스를 반영해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하향했지만 비철금속 가격 강세가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해 목표주가 62만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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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수급으로 빠진 주가, 곧 오른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넘어서며 박스권 돌파를 노리는 동안 코스닥지수는 600선 부근에서 저점을 다졌다. 올해 첫 거래일 632.89로 문을 연 코스닥지수는 지난 15일 기준 615.95로 약 3% 하락했다. 4분기 어닝시즌의 불확실성과 기관의 순매도 공세에 지수가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은 연초부터 지난 15일까지 8921억원의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외변수와 기술적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올해는 코스닥시장의 조정이 끝날 것으로 본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소기업의 경우 트럼프노믹스의 긍정적 효과가 더 부각될 수도 있고 차기 대선주자들이 혁신산업 육성책을 강조하는 상황”이라며 “실적 모멘텀이 있는 중소형가치주, 신용잔액 감소율 상위종목군, 낙폭과대 성장주 가운데 기대 종목군, 내수 바이오제약주가 시장주도권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현재 수급으로 인한 단순 낙폭과대 종목으로 유니테스트, 엘오티베큠, AJ네트웍스, 누리텔레콤, 메디아나, 씨엠에스에듀, 인바디 등 7개를 추천했다. 추천 기준은 ▲장기적으로 실현 가능한 비즈니스모델 수립 여부 ▲실질적 매출액 및 영업이익 성장 가능 여부 등이다. 이 종목들 중 씨엠에스에듀와 누리텔레콤을 제외하고 다른 5개 종목은 올 들어 10~20%가량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인 종목은 유니테스트다.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제조업체 유니테스트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수주로 인한 강세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대규모 3차원 낸드(3D NAND) 생산시설 투자를 진행할 예정으로, 유니테스트의 신규장비 매출 역시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강태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니테스트가 최근 중국 고객사의 수주를 확보하면서 SK하이닉스 위주의 매출을 다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자회사 테스티안을 통한 비메모리용 DC테스터의 매출 역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AJ네트웍스도 큰 낙폭을 기록한 종목 중 하나다. AJ네트웍스는 B2B 중심의 종합 렌털사업지주사다. 파렛트, IT, 고소장비 등을 렌털한다. 최근 주가하락은 이자비용 부담과 금리상향 이슈 등으로 렌털산업 전반에 우려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 애널리스트는 “AJ네트웍스의 본 사업부문 성장성이 매우 견조하고 AJ렌터카 외 AJ파크 등 연결대상 자회사들의 실적 역시 꾸준히 상승 추세에 있다”며 “최근 과도한 주가하락은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그는 AJ네트웍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7000원을 제시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