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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파일. /사진=임한별 기자 |
고영태 파일이 지난 20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지난 20일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의 공판에서 검찰은 최씨의 수행비서였던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의 컴퓨터에서 찾은 고영태 파일 2300여개 중 정리한 29개의 일부를 법정에서 틀었다.
검찰이 공개한 고영태 파일 중 2015년 4월24일 대화에서 고씨가 최씨의 영향력을 이용해 문화·체육 관련 재단을 만들고 직접 운영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고씨는 "사단법인을 키워나가기 제일 좋은 건 메달리스트들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씨는 "(재단 설립이) 스타트가 되면 (기업들로부터) 땡겨오게 해야 한다"고 말하자, 최순실씨 측근 중 한명인 최철 변호사는 "27일 박 대통령이 와서 소장(최씨)을 만날 가능성이 커 미리 얘기 해놔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 해 7월29일에 대화에서도 고씨는 재단을 만들라는 최순실씨의 지시를 받아 김 전 대표에게 보고서를 만들라고 지시한다. 고씨는 "기업에서 어디 안 준다고 (해도) 조용히 뒤로 (추진)해야 한다"며 독려한다.
이외에도 최씨가 독일의 비덱스포츠로 K스포츠재단의 돈을 빼내려 시도한 정황, 더블루K를 통한 이익 도모, 최씨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진행하는 사업, 포스코 등 대기업 압박,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후원, 관세청장 등 최씨의 인사개입 등 각종 국정농단의 정황이 고스란히 나왔다.
고영태 파일이 공개되자 검찰은 "최씨가 (대화자로) 들어가 있지 않지만 고씨 등이 이렇게 대화한 이유는 (뒤에) 최씨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최씨에 빌붙어 이권 등을 모으려 한 뜻도 있는데 그런 연장선에서 최씨의 지위와 영향력, 최씨의 지시를 따르는 사실 등이 명확히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씨 측은 자체 편집한 파일 6개(1개 추가)를 재생하며 고씨가 관세청 등 인사에 개입하고 재단 장악을 시도하는 등 고씨 등이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하면서 판을 키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늘(21일)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국정농단 의혹 재판에 최철 전 문화체육관광부 보좌관 등이 증인으로 나선다. 이날 오후 2시10분에는 조영석 CJ 부사장, 오후 4시에는 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이 각각 증인으로 출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