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이정미 재판관 퇴임사.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자료사진=뉴시스<br />
한비자. 이정미 재판관 퇴임사.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한비자의 말을 인용한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사가 화제다. 어제(13일) 오전 이정미 재판관은 퇴임사에서 중국 전국시대 철학자 한비자를 인용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정미 재판관은 이날 탄핵심판 인용 결정에 대해서,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재판과은 중국 전국시대 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저서인 한비자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이 재판관은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 이 지혜는 오늘도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 재판관이 직접 "참으로 고통스러운 결정"이라고 밝힌 대통령 파면에 대한 평가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한 부국강병의 논리를 제시했던 한비자를 인용해,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헌법이 정한 정당한 절차에 따라 그 직을 박탈할 수 있다는, 법치주의의 정신을 강조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 한비자는 법으로 나라를 다스릴 것을 강조한 형명학(刑名學)의 대가로, 오늘날에도 법치의 정신을 말할 때 자주 언급되는 인물이다.

한편 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맡았던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으로 헌법재판소는 당분간 7인 체제로 운영된다. 공석인 헌재소장은 김이수 재판관이 권한대행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