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 아동복 전문상가 일대 모습. 다양한 세일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남대문시장 아동복 전문상가 일대 모습. 다양한 세일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간절기용 블랙 카디건 5000원, 7부 남방 5000원, 레깅스 3000원, 운동화 10000원.” 
단돈 3만원이면 새 옷으로 우리 아이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 고르기만 하면 10만원을 훌쩍 넘기는 백화점 유아동복 코너에선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남대문시장에선 가능하다.

‘남대문표’라고 무시했다간 큰 코 다친다. 남대문시장은 명실상부 아동복의 메카다. 디자인과 질, 가격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다. 국내 아동복의 90%가량이 이곳을 거쳐 전국으로 퍼져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 아동복쇼핑몰에서 봤던 ‘그옷’의 출처 역시 남대문이라는 얘기다. 추억의 부르뎅 아동복을 비롯해 마마, 크레용, 포키, 페인트타운 등 아동복상가에 각종 액세서리, 신발가게까지 1000여개의 점포가 밀집해 있다.


이곳에선 조금의 발품만 팔면 질 좋은 제품을 온라인쇼핑몰보다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 티셔츠는 5000원 안팎이면 살 수 있고 재킷도 1만~2만원을 밑도는 제품이 적지 않다. 기자가 직접 발품을 판 아동복 알뜰쇼핑 팁을 소개한다.

◆ 신상보다 세일상품 노려라

아동복 매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세일상품과 신상품이 눈에 띈다. 공교롭게도 신상품은 계절을 조금 앞선 여름 옷이고 세일상품이 지금 바로 입힐 수 있는 옷이다. 봄 맨투맨 2장에 1만~1만5000원선. 봄 레깅스는 5000~7000원이면 살 수 있다. 간절기용 재킷도 세일상품만 잘 들여다보면 1만원대에 살 수 있고 한달 전만해도 4만원을 훌쩍 넘겨팔던 디자인 예쁜 야상도 2만원에 득템할 수 있다. 만약 신상 중 마음에 드는 옷이 있다면 미리 찜해두고 한두달 후 세일할 때 구입해 바로 입히는 것도 방법이다.


남대문시장 아동복 전문상가 내 한 매장에서 약간불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남대문시장 아동복 전문상가 내 한 매장에서 약간불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 불량·흠집상품, 60% 이상 저렴
매장 곳곳을 돌아다녀 보면 ‘약간 불량’ ‘약간 흠집’이라고 적힌 안내표시를 볼 수 있다. 미세한 오염이나 찍힘 자국 등이 있는 옷을 평균 60% 이상 저렴하게 판다. 2만3000원에 판매 중인 실내복 상하세트를 1만원에 살 수 있다. 단돈 3000원이면 봄 레깅스 구매가 가능하고 간절기용 가디건은 5000원에 살 수 있다. 가령 마음에 드는 옷이 있는데 생각보다 비싸다면 ‘약간 불량’이라는 안내 문구가 없더라도 판매자에게 물어보라. 같은 디자인의 옷에서 1~2개의 불량은 나오기 마련이다. 판매자가 쌓아둔 옷더미 속에서 꺼내 반값에 줄지도 모른다.

◆ 현금은 필수…4시 이후 ‘떨이’ 공략

남대문시장 쇼핑에서 현금은 필수다. 세일상품, 흠집상품 등은 대부분 현금 구매만 가능하다. 또 정가에 판매하는 제품도 현금이 있다면 1000~2000원을 깎을 수 있다. “현금으로 하면 얼마예요?” “만원에 몇개예요?”는 ‘남대문 빠꼼이’들 사이에서 에누리를 부르는 마법의 주문이라고 하니 기억해두자.

시간을 공략하는 것도 물건을 싸게 사는 팁이다. 남대문 아동복매장의 영업시간은 월~토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다.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낸 엄마들이 몰리는 오전 10시~오후 2시를 피하면 여유로운 쇼핑이 가능하다. 오후 4시가 넘으면 상인들이 하나둘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이때 그날 남은 물건을 떨이로 파는 경우도 있으니 눈여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