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수립될 예정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앞두고 한국가스공사가 수혜주로 떠올랐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석탄발전을 LNG(액화천연가스)발전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장기적으로 석탄발전은 줄어들고 그 빈자리를 LNG가 채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가스공사의 이익 또한 늘어날 전망이다.
◆LNG 수요 전망, 중장기적으로 증가 기대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전기사업법’ 제25조 및 시행령 15조에 따라 15년을 계획기간으로 2년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해 공고한다.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원구성 내 LNG 비중이 29%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 연말 수립될 13차 천연가스수급계획에서는 과거 발전용 LNG 수요가 감소한다는 전망(11차 -5.5%, 12차 -4.2%)이 늘어나는 전망(+2.6%)으로 바뀔 수 있다. LNG 수요 전망이 밝아짐에 따라 한국가스공사는 설비투자를 늘릴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
강승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예정된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는 친환경 신재생 발전체제로 넘어가는 교두보로서의 LNG발전 역할이 강조될 것”이라며 “과거 줄어들 것으로 전망(2014~2029년 연평균 4.2% 감소)했던 발전용 LNG 수요가 연평균 2.6% 늘어나는 것으로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달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LNG발전을 석탄발전보다 먼저 가동할 배경도 마련됐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전력거래소가 발전원별로 전력을 구매하는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 경제성뿐만 아니라 환경과 국민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석탄발전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며 노후 석탄발전소 10기를 폐지하고 건설 중인 발전소 외에는 더 이상 석탄발전소를 짓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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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가스공사 |
이민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통과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살펴봤을 때 국내 발전시장에서 LNG발전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라며 “현재 LNG발전소 가동률이 36%인 점을 고려할 때 발전용 LNG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포인트는 ‘보장이익과 해외 E&P사업’
재편되는 세계 LNG시장을 고려해도 한국가스공사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발전용 LNG 수요 증가 외에 큰 그림을 보면 석탄과 석유 중심의 에너지의존도를 낮추고 LNG에 힘을 실어 국내 에너지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 또 국내 도입 LNG 계약 형태도 경직적인 장기계약 중심에서 현물, 중단기거래 중심으로 바뀔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가스공사의 역할은 LNG를 독점 수입하는 것 외에 해외 트레이딩을 통해 도입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LNG 수요가 지금까지의 전망과 다르게 우상향하고 저장용량 확대와 설비투자 증가로 한국가스공사의 보장이익(투자보수액)이 늘어나며 정부가 LNG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가스공사의 해외 E&P(자원개발)사업도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포인트다. 한국가스공사 영업이익의 93%는 LNG 수입과 도매판매에서 나오는 국내 보장이익인데 최근 몇년간 증가세가 둔화됐고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4.1% 감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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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수준의 유가가 이어지더라도 올 평균 유가는 3년 만에 상승세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 상승과 생산량 증가로 주바이르, 바드라, 미얀마, GLNG 둥 주요 4개 E&P 프로젝트에서 예상되는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906억원 대비 110% 오른 1905억원으로 전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해외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나는 이유는 주바이르와 바드라 프로젝트의 일생산량이 전년 대비 각각 6.0%, 50.6% 증가하고 GLNG의 손익분기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초반 수준으로 낮아져 흑자전환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를 기점으로 지속 하락했던 WACC(투자보수율)와 일시적으로 축소된 요금기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요금기저와 투자보수율 모두 상승세를 타는 시기다.
◆역사적 저점에 근접… 저평가 매력 상승
이 같은 전망에 지난 2월 말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던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전환될 기미가 보인다. 지난 2월24일 종가 기준 4만9150원이었던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지난달 28일 4만4000원으로 10.48% 떨어졌다. 하지만 이날 이후로 상승 탄력을 받으면서 지난 13일에는 보름 전보다 4.09% 오른 4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가스공사의 보장이익이 자연스럽게 늘어나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승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가스공사의 올해 국내 보장이익은 1조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하고 내년부터는 더 가파르게 올라 2020년까지 보장이익 증가율이 연 8%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가스공사의 현재 주가는 앞으로 국내외 모두 좋아질 일만 남았음에도 올해 예상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4배 수준에 그친다”며 “ROE(자기자본이익률) 5.4% 감안 시 역사적 저점(PBR 0.3배)에 근접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6만2000원으로 설정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졌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만3000원을 유지했다. NH투자증권도 전기사업법 개정안 통과로 중장기적 국내 LNG 소비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8000원을 제시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