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편집자주>

지난 23일 서울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종로 도시농업 어울마당에 참여한 식물병원. /사진=박성필 기자
지난 23일 서울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종로 도시농업 어울마당에 참여한 식물병원. /사진=박성필 기자

반려동물은 알지만 반려식물은 생소하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는 유난히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 눈에 띄었다. 가까이 다가가봤더니 ‘반려식물병원’이다. ‘친환경 텃밭으로 즐기는 도심 속 일상’을 주제로 열린 ‘2017 종로 도시농업 어울마당’에 마련된 홍보부스다. 반려식물병원은 키우고 있는 식물에 문제가 생겼을 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최근 반려식물로 선인장 등 관상용 다육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반려식물로 인기 많은 다육식물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89% 증가했다. 하지만 식물은 관리법과 환경조건이 저마다 달라 키우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자칫 관심을 흘리면 며칠 만에 시들거나 죽어버리기 십상이다.
요즘엔 돈만 있으면 ‘반려’라는 이름의 동식물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싫증 나거나 병들었다는 이유로 버리는 건수가 매년 늘고 있다. 동물보다 손이 덜 갈 것 같은 식물도 교감 없이는 키울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반려식물병원은 배반해 돌아서는 ‘반려’(反戾)가 아닌 삶의 동반자를 뜻하는 ‘반려’(伴侶)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공간으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