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실적 발표를 화려하게 수놓은 은행주. 증권업계는 은행주 중에서도 기업여신 증가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는 IBK기업은행에 주목한다. 기업은행은 배당수익률 기대감에 하반기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정부가 대주주인 덕분에 고배당 매력이 높아 장기투자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분기 순이익 4367억원… 시장 컨센서스 상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연결기준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잠정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15.9% 증가한 4367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4014억원을 상회했다. 이마트 주식 매각이익(445억원) 등 비이자부문에서의 일회성이익(1658억원)이 실적 호조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기업은행이 실적을 공시한 이후 외국인투자자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점도 인상적이다. 지난달 12일 종가 기준 1만2000원을 하회했던 기업은행의 주가는 지난달 26일 종가 기준 1만2700원으로 회복하며 1만3000원에 바짝 다가섰다. 또한 통상 3분기에 적립해오던 사내복지기금을 1분기로 앞당긴 점도 앞으로의 양호한 실적 흐름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유승창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책은행이라는 특이요인을 감안하면 기업은행의 경상적 순이익은 3800억원 수준으로 KB증권 예상치에 부합했다”며 “올 1분기 순이자마진은 직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한 1.92%, 원화대출금은 지난해 동기대비 6.4% 상승한 76조5000억원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업은행의 1분기 별도기준 핵심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대비 12.1% 상승한 1조3333억원으로 견조한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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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기업은행 |
◆자산건전성 양호, 지난해 4분기 우려 잠재워
기업은행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일각에서는 자산건전성에 우려를 제기했고 이 영향을 받아 주가가 부진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자산건전성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자난해 4분기의 우려를 잠재웠다. 다만 NPL(부실채권) 비율이 1.48%로 지난해 동기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소송 중인 모뉴엘 여신 때문이며 이를 제외하면 변화가 없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0.56%로 지난해 동기대비 0.11%포인트 하락했으며 직전 분기대비 0.10%포인트 상승했다”며 “1분기 연체율이 지난해 4분기 대비 상승한 것은 계절적 현상이고 지난해 1분기 대비 0.22%포인트 오른 것에 비하면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 1분기 상매각 규모가 직전 분기 1조원의 절반인 5000억원으로 줄어든 점까지 감안하면 기존의 자산건전성 우려가 과도했다는 분석이다.
◆경쟁사 대비 개선 폭 작지만 안정성 흐름 지속
기업은행 실적의 특징은 순이자마진과 대손비용률 개선 폭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미미하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이를 분석하는 시각이 엇갈렸고 일각에서는 상대적 투자 매력도가 약화되는 국면으로 보기도 했다. 이는 기업은행의 특성상 가계대출 비중(17.7%)이 낮고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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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안정적인 실적 흐름이 지속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핵심지표의 뚜렷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은행주 내 상대적 투자 매력도가 낮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체 자금조달에서 중금채 비중이 높아 금리상승에 따른 마진 개선이 상대적으로 작은 탓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1분기 순이자마진이 1.92%로 직전 분기대비 0.01%포인트 개선됐고 대손비용률도 시중은행 대비 하락 폭이 크지 않지만 경상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기 때문에 크게 무리는 없다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전망이다.
◆업종 내 최고수준 배당수익률… 하반기 부각 전망
기업은행의 주가는 지난달 21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 이후 2.8% 떨어져 은행업종 내에서 가장 약한 흐름을 보였다. 이는 기업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중소기업대출 비중 77.8%) 특성상 상대적으로 순이자마진 개선과 대손비용률 하락이 작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의 순이익 개선 폭은 시중은행 대비 낮은 편이지만 견조한 순이자마진과 대출증가율을 바탕으로 한 이익안정성, 높은 배당수익률(2017년 예상배당수익률 4.9%, 2018년 예상배당수익률 5.3%)은 여전히 기업은행의 가장 중요한 투자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배당수익률 매력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은행의 연간이익이 1조2400억원으로 5%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자이익이 견조하고 대손율이 안정적인 점,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44배로 저평가된 점을 감안했을 때 하반기로 갈수록 호실적이 예상되고 배당매력 또한 부각될 전망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KT&G 주식(951만주 보유) 매각 시 추가적인 이익 증가와 배당수익률 상승 가능성도 높아 증권업계는 기업은행에 대한 ‘매수’ 의견이 우세하다.
유 애널리스트는 “기업은행의 경우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1만8000원을 제시한다”며 “업종 내 최고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도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1만8500원 제시했다. 그는 “이익 전망 상향폭이 크지 않아 목표주가를 유지한다”며 “KT&G 주식을 매각하면 이익증가 폭이 클 전망인데 확정되지 않아 목표주가에 반영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 매각할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한다”며 “그럴 경우 추가적인 이익 증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