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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사진=머니투데이 DB |
◆국제유가↓… 증시 투심도↓
지난 7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47달러(5.13%) 하락한 배럴당 45.72달러를 기록했다. 올 초 54달러를 돌파하며 안정세를 보이나 싶더니 다시 지난해 11월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날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 역시 전일 대비 2.06달러(4.1%) 내린 48.06달러로 마감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시장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늘면서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6월 첫째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330만배럴 늘어 5억1300만배럴을 기록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35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선언과 아랍 7개국의 카타르 단교 선언 등의 요인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정치적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고 전체 원유 생산량에서 카타르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LNG(천연가스)시장에서 카타르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가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 예측이 어렵고 돌발 변수의 발생 가능성도 크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유가 급락으로 증시에서는 항공주와 정유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8일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전일 대비 110원(2.01%) 상승한 5590원에 장을 마감했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항공주의 강세는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운임 비용이 낮아지고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항공운항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어 실적 증가도 예상된다.
반면 정유주는 유가가 급락하면 마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표적인 피해주로 분류된다. 같은 날 GS는 전 거래일보다 2600원(3.57%) 하락한 7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도 2000원(1.26%) 내린 15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확대된 점보다 카타르사태와 관련된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점이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유시장 이벤트에 대한 증시 반응은 여러 가지로 나올 수 있지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약화되기 때문이다.
심혜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 등락 자체보다 매크로, 원유시장 수급, 위험선호 등이 복합적으로 주식시장의 방향을 결정한다”며 “앞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증시에는 마이너스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