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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 S60.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
짜릿했다. 곱상하고 얌전한 볼보차가 이토록 강렬함을 내뿜을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폴스타’(Polestar)라는 이름과 고유의 컬러만으로도 범상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지만 직접 체험한 S60 폴스타는 신세계다. 그동안 체험한 다른 튜닝브랜드와 구분되는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폴스타는 원래 볼보 전문 튜닝브랜드였다. 스칸디나비안 투어링카 챔피언십(STCC)에 볼보차를 몰고 출전한 레이싱 드라이버 ‘얀 플래시 닐손’이 1996년 설립한 튜닝 전문회사가 시초다. ‘플래시 엔지니어링’으로 시작한 이후 2001년 폴스타로 사명을 바꾸면서 2009년부터 볼보차와 협력을 강화, 2014년에 볼보자동차의 S60과 V60 기반의 고성능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2015년 볼보자동차가 폴스타를 인수합병한 뒤 ‘폴스타’는 볼보자동차의 고성능 라인업 명칭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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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0 폴스타 엔진룸. /사진=박찬규 기자 |
폴스타 라인업은 볼보차 중 가장 빠르고 강력하다. 볼보차가 2014년 선보인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튜닝, 최고출력 367마력과 최대토크 47.9㎏.m의 괴력을 뿜어낸다. 배기량 1969cc 4기통 엔진의 힘이라곤 상상하기 어려울 성능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시간은 4.7초. 뛰어난 엔진의 힘을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네바퀴에 고루 나눠준 결과다.
대용량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동시에 적용, 빠른 반응속도와 폭발적인 성능을 이끌어냈다. 높은 출력을 내려면 많은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야 해서 관련부품을 일반 차종보다 큰 것을 썼고 공기필터와 연료펌프, 캠샤프트 등 7가지 부품도 업그레이드 했다.
볼보 폴스타 라인업의 특징은 일상생활에서도 편하게 사용하는 고성능차다. 따라서 연료소비와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인 게 핵심. 복합연비는 리터 당 9.1㎞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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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운 스포츠 버킷시트가 몸을 감싼다. /사진=박찬규 기자 |
◆눈으로 보는 고성능
이번에 시승한 S60 폴스타는 고성능 모델답게 곳곳에 공기 흐름을 이용할 장치를 달아놨다. 코너 스플리터를 장착해 차 하부로 유입되는 공기량을 줄여 안정적인 주행감각과 풍절음을 줄이는 효과를 함께 누렸다.
또 크고 넓은 리어스포일러를 장착해 차 위로 흘러가는 공기를 활용, 차를 꾹 눌러주는 효과를 통해 주행안정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아래쪽 리어디퓨저를 넓혀 차 뒷부분의 공기흐름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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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들시프터는 운전대 뒤에 붙어있고 고무를 덧대 미끄러짐을 막았다. 싸이언 블루 컬러의 스티치가 멋스럽다. /사진=박찬규 기자 |
도어를 열고 실내를 들여다보면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폴스타 고유의 레이싱 DNA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폴스타를 상징하는 ‘싸이언 레이싱 블루’ 컬러가 실내 곳곳에 포인트로 장식됐다.
폴스타 전용 스포츠 버킷시트도 멋지다. 여러 종류의 가죽으로 촉감을 달리한 시트가 몸을 부드럽게 감싸안는다. 꽤 편하다. 격한 좌우 코너링 시에도 몸을 단단히 잡아준다. 뒷좌석도 비슷한 느낌으로 설계됐다.
리얼카본파이버를 적용한 센터콘솔, 폴스타 배지가 들어있는 ‘일루미네이티드 폴스타 기어노브’도 스포티 감성을 드러내는 요소다. 스티어링 휠은 두툼하고 묵직하다. 손에 난 땀 때문에 혹시 모를 실수를 막기 위해 가죽 표면을 거칠게 가공하고 마모에 대한 내구성을 강화한 ‘누벅’(nubuc) 처리 가죽을 사용해 그립감을 높였다. 스티어링 휠 뒤편에 붙어있는 패들시프터도 조작시 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작은 고무패드를 덧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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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60 폴스타 주행장면.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
◆거칠지 않은 야성미를 드러내다
일반적인 D레인지에서의 느낌은 빠른 S60이었다. 급가속할 때 들리는 “벙~” 소리, 빠르게 올라가는 속도계는 몸풀기에 불과하다. 기어노브를 옆으로 움직여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배기음이 확 달라진다. 흡기와 배기라인을 모두 열어 최대한 성능을 끌어내려고 준비하는 것이다.
가속은 매우 여유롭다. 절제하지 못할 만큼 거친 야생마가 아니라 아주 잘 조련된 경주마다. 차체는 탄탄하고 하체는 매우 적극적이다. 과하지 않으면서 충분히 고성능을 즐길 수 있는 묘한 매력의 차다.
고속 코너링 상황에서도 바닥에 착 달라붙어 돌아나가는 몸놀림은 여전히 잊기 힘들다. 타이어는 그립이 매우 뛰어난 245/35ZR20 규격의 미쉐린 파일럿 슈퍼스포츠(PSS)로 초고성능 제품이다. 여기에다 고탄성 코일스프링으로 차체의 상하운동폭을 줄였고 좌우 롤링을 잡아주는 탄소섬유 소재의 프런트 스트럿바를 탑재했다. 시승차는 타이어가 많이 마모됐지만 그립은 나쁘지 않았다.
서스펜션의 명가 올린즈(Öhlins)사의 조절식 쇽업소버가 탑재돼 운전자 취향에 따라 서스펜션 감쇠력 조절도 가능하다.
잘 달리는 만큼 브레이크도 든든하다. 앞바퀴에는 브렘보(Brembo)사의 6피스톤 캘리퍼와 큼지막한 통기형 플로팅 디스크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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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60 폴스타 서킷주행장면.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
◆날마다 즐기는 고성능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 렉서스의 F, 재규어 R, 아우디 S 등으로 대변되는 고성능브랜드는 뛰어난 성능과 고급스러움을 함께 추구하면서도 모두 성향이 다르다. 볼보의 폴스타도 고유의 성향을 확실히 드러낸다.
S60 폴스타는 데일리카로도 손색없는 고성능차다. 평상시에는 고급스러운 세단이지만 가끔 서킷에 오르면 레이스카로 변신하는 차다.
폴스타 모델은 빠른 스타트를 가능케 하는 ‘런치 컨트롤’을 탑재했고 사용횟수에도 제한이 없다. 물론 반복사용 시 변속기를 보호하기 위해 대기시간이 약 1분15초로 세팅됐다.
서킷에서 달릴 때를 대비해 스포츠 플러스 모드도 갖췄다. 변속시점과 변속속도, 코너를 공략하는 한계 또한 달라진다. 배기밸브가 열린 상태로 바뀌면서 주행 중 4000rpm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고회전영역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일반 도로에는 성능을 제대로 쓰기도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차의 숨은 기능을 파악한 다음 성능을 느껴보길 권한다. 분명 ‘싸이언 레이싱 블루’ 컬러의 폴스타 배지가 무척 자랑스럽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