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8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올 3분기 수출과 설비투자 확대로 인한 깜짝 성장으로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우리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와는 온도차가 있다”고 말했다.
송 부원장은 이어 “미국 기준금리 인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가계부채 문제 등 장기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의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논의를 앞두고 있어 기업환경도 예측이 어려울 것”이라며 “중장기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경제의 잠재성장력 제고와 우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감안한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내년 국내외 경제 전망 발표에서 4분기 이후 경기 상승 흐름이 다소 약해져 내년에는 2%대 중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설비투자도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가 투자둔화를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세계경제는 내년에도 상승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올해보다 성장률이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 이후 투자가 세계경제를 이끌어왔으나 주요 국가들의 고용확대 여지가 낮아 경기회복 흐름을 소비가 받아 주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를 진행한 산업별 전문가들도 국내 주력산업의 내년 상반기 경기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과 전자를 제외한 조선·유통·건설·석유화학·자동차의 업황 전망이 불투명하거나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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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8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 ‘국내외 경제 진단 및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전경련 |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철강업 전망에 대해 세계 철강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절반이상 차지하는 중국의 공급 조절이 계속되면서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전자업종에 대해 올해의 호황이 내년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의 ‘아이폰X’ 출시에 따라 OLED, 카메라 등 한국의 주요 부품사 수혜가 예상되며 전기차시장의 성장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도 호재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조선업에 대해 ‘빅3’(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의 수주잔고가 2015년 말 대비 44.1% 감소해 내년 3분기까지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후판가격 상승으로 인한 신조선 가격상승에 따라 중고선 교체발주가 본격화되면서 2018년에는 2010~15년의 80% 수준인 807억달러의 발주가 예상된다. 기계 업종은 세계 경제의 회복에 따른 건설경기 호조와 공작기계 해외수주액 급증으로 회복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유통업에 대해 가계 구매력 개선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은 긍정적이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신규 점포 확대 차질, 복합쇼핑몰 월 2회 휴무 가능성과 납품업체 인건비 분담의무 도입 등 공정위의 불공정거래 근절 대책이 업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건설업에 대해 분양가상한제와 8·2대책에 따른 양도세 강화 등으로 업황 부진을 예상했다. 특히 주택시장은 분양물량과 매매물량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외건설부문은 글로벌 경기호조에 맞춰 중동지역의 수주 증가가 기대된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석유화학산업에 대해 북미 천연가스 설비가 신규로 가동됨에 따라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수급불균형에 따른 업황 전망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정제마진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