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서울 일반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방-연합형 교육과정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19년 서울 일반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방-연합형 교육과정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19년 서울지역 모든 일반고등학교와 자율형공립고등학교에 '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학생들이 대학처럼 고교에서도 원하는 과목을 다양한 형태로 들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해부터 선도학교 20여개교를 운영하고 교육과정도 다양화한다.
서울시교육청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2기 개방-연합형 선택 교육과정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개방-연합형 종합 캠퍼스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교내에서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거나 희망 과목을 개설한 주변 학교나 온라인을 통해 익히는 교육과정을 일컫는다. 문재인정부가 2022년까지 전면 도입을 선언한 고교학점제와 비슷한 모델로, 경쟁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진로 맞춤형 교육으로 학생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지난해 4월 발표한 1기 계획이 준비 과정이었다면 이번 2기 계획에는 학교 현장 안착을 위한 발전·정착 과정이 담겨 있다.

2019년부터 서울지역 모든 일반고와 자율형공립고에 개방-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을 전면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22년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개방-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을 확대해 정부와 함께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해부터 이를 위한 기반을 닦을 계획이다. 우선 개방-연합형 선택 교육과정 선도학교 20개교 내외를 운영한다. 서울시교육청 관내 11개 교육지원청별로 1~2개교씩 선정한다. 선도학교에는 학교당 3000만원씩 지원한다.


선도학교 유형은 셋으로 구분된다. 개방형 선택 교육과정 선도학교는 지역이나 학교 여건에 맞게 특색 있는 교육과정 모델을 개발한다.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 선도학교는 학교 간 협력과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한 학교가 개방형-연합형 교육과정을 모두 운영할 수도 있다.

교육과정 자체도 다양화한다. 미래 기술 영역의 거점형 선택 교육과정을 신설·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서울지역 내 특성화고, 산업정보학교, 문화예술정보학교 등을 미래기술 거점학교로 지정해 일반고 학생들이 로봇, 드론, 3D 프린팅, 코딩 등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쌍방형 실시간 토의 수업이 가능한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 도입도 추진한다. 교사와 18명 내외 학생들이 화상 수업을 하는 방식이다. '강의실 없는 대학'으로 불리는 미국 미네르바스쿨의 수업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우선 서울양재고(과학사·과학철학)와 서울한서고(국제경제)를 거점으로 시범 운영한다.

그동안 운영하던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은 확대한다. 희망 학생은 있는데 단위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을 주변 학교들이 연합해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현재 8개 교육지원청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다음해부터는 11개 모든 교육지원청에서 운영한다.

개방-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을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한다.

현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늘어나는 교사의 업무 부담 문제다. 서울시교육청은 단위 학교 수강 신청 및 시간표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 행정 업무 부담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추진해 학생 교과 지도에 대한 고민도 경감한다. 또한 학생 선택 과목 수요 조사 이후 필요 강사 현황을 전수 조사해 인건비도 지원한다.

공강 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간배움'(가칭)을 구축한다. 수업과 다음 수업 사이의 빈 시간에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학습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고, 프로젝트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도 할 수 있는 복합·교육 공간을 가리킨다. 공강·공간 활용을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낸 학교에 3000만원 내외의 예산도 지원한다.

학교 구성원의 의식 개선과 역량 강화를 위해 컨설팅, 연수, 워크숍 등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2기 계획을 통해 그동안 진행됐던 우리 교육청의 교육과정 혁신 노력에 더해 학교 현장의 요구에 따른 맞춤형 지원책을 제공함으로써 교육과정의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향후 문재인정부가 추진할 고교학점제도 선도적으로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