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왕·임진왜란, 인간사 흔적 고스란히
고포마을, 강원과 경북이 ‘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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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5000만년의 신비를 품은 성류굴. /사진=한국관광공사 |
성류굴은 2억5000만년 전에 생긴 석회동굴이다. 4억6000만년 전 울진 지역은 얕고 따뜻한 바다였다. 산호초가 번성했고 죽은 산호들이 퇴적해 석회암 지대가 생성됐다. 이 석회암 지대가 융기한 뒤 지상에서 빗물이 스며들고 이산화탄소를 함유한 물이 지하의 석회암 지대를 만나 탄산칼슘을 녹이면서 형성된 것이 석회동굴이다. 석회동굴에서는 스며든 물이 떨어지며 종유석과 석순이 자란다. 성류굴의 장엄한 풍경은 2억5000만년 전 천장에서 떨어진 물 한방울에서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억5000만년 세월의 신비 ‘성류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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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암반 사이에 있는 성류굴 입구. /사진=한국관광공사 |
이제 선조의 발길을 따라 성류굴을 탐험해보자. 북부주차장에서 길이 왕피천과 나란히 이어지고 커다란 암반 사이로 성류굴 입구가 있다. 입구는 한 사람이 허리를 굽혀야 간신히 들어갈 정도지만 들어서는 순간 넓게 트이며 환상적인 석회동굴의 향연이 펼쳐진다. 12개 광장 가운데 1광장 연무동석실부터 10광장 여의동까지 신비스럽고 기괴한 종유석과 석순이 여행자를 맞는다. 사계절 온도 15∼17℃, 습도 80~90%를 유지해 시원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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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호수에 잠긴 종유석과 석순. /사진=한국관광공사 |
◆진흥왕 행차·임진왜란 비극, 역사의 동굴
8광장 초연광장은 최근 크게 알려졌다. 이곳 종유석과 암벽에서 진흥왕이 행차했다는 명문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진흥왕이 누구인가. 신라의 전성기를 누리며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했고 가는 곳마다 순수비를 남겼다. 명문은 6행 총 25자로 “경진년 6월 잔교를 만들고 뱃사공을 배불리 먹였다. 여자 둘이 교대로 보좌하며 펼쳤다. 진흥왕이 다녀가셨다(행차하셨다). 세상에 도움이 된 이(보좌한 이)가 50인이었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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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왕 행차 명문. /사진=한국관광공사 |
10광장 여의동까지 하마바위, 마귀할멈, 아기공룡둘리 등 형상에 따라 이름 붙인 자연 조형물을 차례로 만난다. 성류굴은 개방된 구간이 270m에 불과하지만 2억5000만년의 세월과 신라부터 조선 시대까지 사람의 흔적이 고스란한 역사의 동굴이다. 성류굴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500원, 경로 1000원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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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를 닮은 하마바위. /사진=한국관광공사 |
죽변항은 후포항과 함께 울진을 대표하는 항구다. 죽변항 북쪽에는 죽변등대와 함께 <폭풍 속으로> 드라마세트장 ‘어부의집’이 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절벽 위에 있어 그림 같다. 어부의집 내부는 개방되고, 뒤쪽으로 나가면 절벽 아래로 하트해변이 보인다. 어부의집 인근에 ‘용의꿈길’이 있다. 구불구불한 대숲을 따라 죽변등대까지 이어진다. 대숲 사이로 조성된 전망대에서는 어부의집과 푸른 바다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죽변등대는 1910년 불을 밝힌 이래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죽변등대까지 다녀오는 데 10분 남짓 걸린다.
울진봉평리신라비전시관은 울진 봉평리 신라비(국보 242호)를 비롯해 우리나라 석비를 자세히 볼 수 있는 곳이다. 봉평리 신라비는 1988년 논에 거꾸로 박힌 돌기둥이 신라 시대 비석으로 확인되면서 알려졌다. 비석에는 399자가 새겨졌는데, 524년(법흥왕 11) 울진 지역의 반란을 진압하고 후속 조치를 취한 내용이다. 전시관 외부에는 야외비석공원이 있다. 광개토대왕릉비를 비롯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비, 북관대첩비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국보와 보물급 석비 32기를 재현했다. 죽변항에서 울진봉평리신라비전시관 가는 길에 높이 11m, 수령 약 550년이나 되는 울진 후정리 향나무(천연기념물 158호)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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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으로 드라마세트장 ‘어부의집’에서 본 하트해변. /사진=한국관광공사 |
이제 삼욕 가운데 온천욕과 삼림욕을 즐길 차례다. 덕구온천은 42.4℃ 온천수 2000여톤이 날마다 자연 용출하며, 물을 데우거나 섞지 않는다. 우리나라 최초의 보양 온천으로, 스파 시설까지 갖춰 온천욕에 물놀이를 겸할 수 있다. 덕구온천리조트 콘도 뒤로 덕구테마계곡 등산로가 있다. 덕구계곡을 끼고 온천수가 공급되는 원탕을 거쳐 응봉산으로 이어진다. 원탕까지 4㎞ 거리지만 등산로가 대체로 평탄해 어르신과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오른다. 등산로 입구에서 1.5km 남짓 떨어진 용소폭포에 다녀와도 좋다. 길이 덕구계곡과 응봉산의 울창한 숲을 끼고 있어 그림 같은 비경은 물론, 삼림욕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덕구계곡은 성류굴, 불영사계곡, 왕피천과 함께 경북동해안지질공원의 지질 명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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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강원도와 경상북도로 나뉘는 고포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 |
☞당일 여행 코스
불영사-경상북도민물고기생태체험관(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 수산리 굴참나무)-울진 성류굴-울진봉평리신라비전시관-<폭풍 속으로> 드라마세트장-덕구온천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날: 불영사-경상북도민물고기생태체험관(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 수산리 굴참나무)-울진 성류굴-울진 대풍헌-월송정-등기산스카이워크-덕구온천
둘째날: 덕구테마계곡-덕구온천리조트스파월드-<폭풍 속으로> 드라마세트장-울진 후정리 향나무-울진봉평리신라비전시관 <사진·자료=한국관광공사(2019년 8월 추천 가볼 만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