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이 취임 후 탈원전 정책을 폐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 후 탈원전 정책을 폐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윤석열이 그리는 에너지 정책 그림은?

② 시동 걸린 탈원전 폐기 드라이브… 수혜 기업은 어디?

③ 적자 불어나는 한전… 3분기엔 요금 오를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차기 에너지기본계획 조기 수립을 검토하는 등 탈원전 정책 폐기 근거 마련에 나섰다. 후보 시절 원전 최강국 건설을 공언했던 윤석열 당선인이 원자력발전을 중심으로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는 모습이다.

탈원전 폐기 시동 거는 尹… 에너지기본계획 조기 수립 검토

인수위는 윤 당선인의 탈원전 정책 폐기를 실현하기 위해 제4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올해 3분기에 수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주기가 5년이고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이 2019년 만들어진 점을 고려하면 예정보다 2년 빠르다. 새 정부는 수정된 에너지기본계획에 기반해 전력수급기본계획도 재정립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에너지 헌법’으로 불리는 에너지기본계획은 에너지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에너지 확보 및 공급 대책, 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 등이 이 기본계획에 따라 진행된다. 에너지기본계획에 구속되는 하위 계획은 ▲전력수급기본계획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 ▲에너지이용합리화계획 ▲에너지기술개발계획 ▲석유비축계획 등이 있다.


윤 당선인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기본계획 재편이 불가피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세운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신규 원전 건설 및 노후 원전 수명연장 금지를 통한 원전 발전 감축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명시됐던 원전 발전 비중 목표치(각각 41%, 29%)도 삭제됐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지난달 24일 업무보고를 통해 윤 당선인의 원전 정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에너지기본계획 등이 개편돼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에너지기본계획 조기 수립을 검토하는 동시에 친원전 정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수위는 산업부 업무보고를 받은 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절차적 방안과 원전 생태계 복원 과제를 조속히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신한울 3·4호기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로드맵에 따라 2017년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차기 정부 내각도 원전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꾸려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3일 “원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안전도가 문제라면 더 안전한 원전을 만들면 된다”고 밝혔다. 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도 지난 10일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전을 활용해 에너지 믹스(전원별 구성 비율)를 재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예정된 탈원전 정책 폐기… 尹, 원전 활성화 강조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언해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9일 신한울 3·4호기 부지를 방문한 윤 당선인(당시 후보). /사진=뉴스1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언해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9일 신한울 3·4호기 부지를 방문한 윤 당선인(당시 후보). /사진=뉴스1
차기 정부에서의 탈원전 정책 폐기는 예정됐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원전 활성화 의지를 드러냈었다.
윤 당선인은 지난 2월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을 병행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탈원전 정책을 백지화하고 원전 최강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전 생태계를 회복하고 안전한 원전 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같은 달 8일 ‘대선 후보 초청 과학기술 정책 토론회’에서 “탈원전은 정치적 판단으로 졸속으로 추진된 정책”이라며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지고 원전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과학기술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 공약집에는 ▲탈원전 폐기 및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조화를 통한 탄소중립 추진 ▲국민 의견을 수렴한 원자력 정책 결정 ▲한미 원자력동맹 강화와 원전 수출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이 기재됐다.

한편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탈원전 정책 폐기를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1월24일 경북 울산 소재 한국석유공사 석유비축기지에서 “원전은 필수”라며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섞어서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감원전을 하거나 탈원전 정책을 유지하면 가정의 전기요금이 대폭 인상될 뿐 아니라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무너진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