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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5명 중 2명… 뚱보로 살아가는 길
②"몸무게 1년 만에 25㎏ 빠졌어요"… 비만치료제로 변신한 당뇨약
③한국형 비만치료제, 치고 나가는 한미약품
①5명 중 2명… 뚱보로 살아가는 길
②"몸무게 1년 만에 25㎏ 빠졌어요"… 비만치료제로 변신한 당뇨약
③한국형 비만치료제, 치고 나가는 한미약품
#. 서울 강남구에 사는 30대 남성 A씨는 2개월째 글로벌 제약사의 비만약을 복용 중이다.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는 체지방을 줄이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개월만에 A씨의 체중은 103㎏에서 98㎏, 체지방량은 37.7㎏에서 33.6㎏으로 줄었다. A씨는 비만약 복용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비만 인구가 늘어난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국내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유병률은 2012년 30.2%에서 2021년 38.4%로 높아졌다. 특히 2021년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49.2%로 2명 중 1명꼴로 비만인 셈이다. 세계비만재단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 '세계 비만 아틀라스 2023'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인구의 7명 중 1명이 비만으로 추정되는데 2035년 전 세계 인구의 4명 중 1명이 비만이 되고 절반 이상이 과체중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허양임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이사(차의과대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혼밥과 배달음식 등 식문화가 변화하면서 비만인구가 급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 이사는 "지방과 당분이 많은 식품 섭취가 증가해 섭취하는 에너지와 소비하는 에너지 사이의 불균형이 비만의 근본 원인이다"며 "교통수단의 발달과 도시화,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 발달 등으로 신체활동이 감소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의 주된 위험요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유행) 기간 과체중 인구가 많은 국가의 사망률이 더 높다는 분석도 있다. 나아가 비만 진단을 받은 후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의 기본적인 치료방법으로 식사치료와 운동치료, 행동치료를 권고한다. 약물치료는 이들과 함께 병행하는 치료방법으로 권고되는데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환자가 비약물치료로 체중 감량에 실패한 경우 고려된다. 허 이사는 "약제의 유지 용량 투여 초기 3개월 동안 5% 이상 체중 감량이 없다면 다른 약물로 변경하거나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개인만의 문제 아닌 비만, 사회·경제적 손실 커
비만은 더이상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게 됐다. 비만으로 인해 발생한 만성질환 등을 치료하는 직접적인 의료비용과 비만으로 인한 직원의 결근, 직장에서의 생산성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여기에 보험산업에서의 장애 보험 지급 증가. 조기 퇴직 및 조기 사망에 의한 손실 등과 같은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비만은 정신장애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특히 니코틴 중독, 우울증 발병률을 높였다. 미하일 로이트너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 내과 교수가 1997~2014년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만 환자에서 니코틴 중독이 발생할 확률은 12.56%로 비만이 아닌 사람(3.73%)의 3배를 웃돌았다. 비만 환자의 우울증 발병률은 일반인(4.01%)의 2배가 넘는 10.01%였다.
김혜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2035년까지 비만으로 인해 매년 세계 GDP의 약 3%인 4조3200억달러(5801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위축된 수준과 비슷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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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키만 근거하는 BMI, 비만 기준 적정한가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눠서 구한다. 대한비만학회 비만 진료지침에 따르면 BMI가 23~24.9이면 비만 전 단계(과체중), 25~29.9이면 1단계 비만, 30~34.9이면 2단계 비만, 35 이상이면 3단계 비만(고도비만)으로 분류된다.허 이사는 BMI는 체지방량과 상관관계가 높아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체중과 키만으로 비만 여부를 결정하기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령 보디빌더처럼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체지방이 많지 않지만 비만으로 진단될 수 있고 체중보다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마른 비만을 판단하기 어렵다.
이에 BMI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지표를 비만의 판단 근거로 삼으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허 이사는 BMI를 보완할 방안으로 허리둘레와 생체전기저항분석을 이용한 체지방률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허리둘레는 복부비만을 진단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되는데 국내서는 성인남성은 90㎝, 성인여성은 85㎝를 넘으면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체내 지방과 근육은 전기 흐름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비만 치료 전후로 생체전기저항분석을 통한 체지방률을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내분비학회에서는 남성은 25% 이상, 여성은 35% 이상의 체지방률을 가지는 경우 비만을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검사 2일 전 음주, 검사 1주일 전 이뇨제를 복용했거나 여성의 생리주기에 따라 체내 수분량이 달라질 수 있어 검사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허 이사는 "체지방률의 분별점에 대한 근거가 아직 부족해 동반진환을 고려해 BMI와 허리둘레를 이용해 비만을 진단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