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원화 기준 1억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13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써있다./사진=뉴시스
비트코인이 원화 기준 1억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13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써있다./사진=뉴시스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거래소 내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높은 이른바 '김치프리미엄'은 8%에 달하는 등 과열 단계에 진입했다.

14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23분 전 거래일보다 283만4000원(2.80%) 오른 1억403만5000원에 거래됐다.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91만1000원(0.89%) 오른 1억369만2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은 7만3263달러, 약 9630만원에 거래됐다. 약 8% 차이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 비트코인 시세가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비트코인을 사려는 국내 투자자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김치프리미엄은 1~3%대로 안정권을 유지했으나 비트코인이 1억원을 돌파한 후 8%대로 올라섰다. 1억원에 임박했던 지난 8일 한때 김치프리미엄은 10%까지 벌어졌다. 해외에서 9000만원에 거래되는 비트코인을 국내에서는 9900만원에 사는 꼴이다. 지난 2021년 5월 30일(8.72%) 이후 34개월 만에 최고치기도 하다.


김치프리미엄이 올라갈수록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이 과열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상 김치프리미엄은 5%만 돼도 높은 편에 속해 단기 투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외국인의 가입 및 거래를 사실상 차단해 국내 투자자들의 단타 투자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2021년 상승장에서 한때 20%대까지 치솟았다. 크립토윈터(암호화폐 투자 위축기) 시기에는 0%대로 떨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비트코인 수익을 인증한 글이 잇달아 올라오면서 김치프리미엄을 더 자극하고 있다.

지난 1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비트코인 1억 돌파로 15억원을 번 공무원 A씨의 글이 화제를 모았다. '압구정 현대 오늘 바로 사러 갑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A씨는 평균 매수가 5675만원에 총 2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35개를 구매한 화면을 함께 첨부했다. 1억 돌파 이후 그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평가 금액은 35억2000여만 원에 달한다. 수익률만 75.6%다.

전문가들은 과열을 경고하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상승 폭만큼 하락 폭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수급이 견인하고 있다. 수요가 줄면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최근 밈코인이 급등하는 등 과열 초기 양상이 있기 때문에 투자할 경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