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건설업계에선 이른바 '4차 산업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공사기간을 줄이고 현장 안전도도 높이는 스마트 건설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분류체계에 스마트 건설기술을 포함하기에는 여러 한계가 있어 목적에 맞는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 촉진과 활성화 유도의 첫 단계로 기술 분류체계부터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2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건설산업 스마트 기술 활용수준 진단을 위한 기술분류 체계 수립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스마트 건설기술이란 전통적인 토목·건축 기술에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빌딩 정보 모델링), 로봇, 드론,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신 기술을 융합해 건설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는 기술이다. 장비 자동화와 가상 건설, 안전관제 등을 통해 건설 과정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한다.
▲한국표준산업분류 ▲국가과학기술 표준분류체계 ▲국토교통 기술분류체계로 나뉘는 기존 분류체계는 스마트 건설기술의 분류를 위해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한국표준산업분류는 산업활동 유사성 기준 분류로 첨단기술과의 융복합에 따른 타 분야 연계에 있어 스마트 건설기술 개념에 도입하기 적합하지 않았다. 국가과학기술 표준분류체계는 세부기술이 대분류·중분류에 종속되지 않아 목적물이나 요소기술이 혼재돼 있고, 국토교통 기술분류체계 또한 특정 목적물이나 공종에 국한되지 않아 스마트 건설기술의 분류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 같은 한계는 각 분류체계가 산업별 통계분석, 과학기술 분류기준 수립, 기술수준의 조사와 전략수립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건산연은 산업 차원의 스마트 건설기술의 활용수준 진단에 활용하기 위한 스마트 건설기술 분류체계는 목적에 맞게 새롭게 설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스마트 건설기술의 개념과 기술분류체계를 새로이 정립하면 산업 차원의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수준 진단, 스마트 건설기술 적용 확대를 위한 지원정책 수립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이번 연구를 통해 건설사업 수행단계와 생산시스템 혁신의 특성에 따라 2차원으로 구성되는 스마트 건설기술 분류체계를 제안했다. 각 영역에 해당되는 개별 기술은 단계와 특성의 이니셜과 순번에 따라 코드를 부여해 구분이 용이하도록 했다.
계획·설계단계는 'D', 시공단계는 'C', 운영·유지단계에는 'O'를 붙였다. 기술 특성에 따라 ▲디지털화(D) ▲자동화(A) ▲탈현장화(O) ▲안전·품질 향상(S)으로도 나눴다. 예컨대 시공단계(C)의 디지털화 기술 중 하나인 사물인터넷(IoT)의 코드는 'CD005'가, 운영·유지단계(O)의 자동화(A) 기술인 스마스 센서는 'OA002'로 불리는 식이다.
분류체계에 해당되는 개별 기술은 식별코드에 숫자를 부여해 기술의 식별이나 새로운 융합·신기술을 지속적으로 추가·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러 단계에 적용이 가능하거나 복수의 혁신영역에 해당하는 기술은 각 영역에 중복 등록을 허용해 기술의 적용단계와 특성 구별이 가능하도록 했다.
박희대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제안한 스마트 건설기술 분류체계는 국내 건설기업들의 단계별·영역별 스마트 건설기술의 활용 현황, 도입계획 등의 체계적 진단을 위한 틀로써 활용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산업 차원의 경쟁력 진단이나 지원정책 수립의 기초자료 구축에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