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3주년을 맞이한 농심이 '새우깡 어드벤쳐 in 고래섬'이라는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사진은 현장에서 대기중인 시민들의 모습. /사진=김지은 기자
올해 53주년을 맞이한 농심이 '새우깡 어드벤쳐 in 고래섬'이라는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사진은 현장에서 대기중인 시민들의 모습. /사진=김지은 기자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농심 '새우깡'이 '새우깡 어드벤처 in 고래섬' 팝업스토어로 돌아왔다. 올해로 출시 53주년을 맞은 농심 새우깡은 1971년부터 생산된 국민 스낵이다. 머니S가 지금도 대한민국 스낵 판매량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새우깡'을 만나러 성수동으로 향했다.


기자가 성수역에 도착한 시각은 지난 15일 오전 10시40분. 지도를 따라 5분 정도 걸으니 저 멀리 새우 조형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현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줄을 길게 늘어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대기줄이 전부가 아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더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안내 스태프는 "보통 오전 9시나 10시쯤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며 "이분들은 사전 예약을 하지 못해서 현장에서 기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 와서 접수기계에 등록해놓으면 자리가 날 때 휴대폰으로 알림이 간다"며 "저녁 7시까지 진행되는 팝업이기 때문에 대부분 다 입장하신다"고 말했다.


오전 10시40분쯤 '새우깡 팝업스토어'를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였다. 사진은 현장 대기 줄에서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김지은 기자
오전 10시40분쯤 '새우깡 팝업스토어'를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였다. 사진은 현장 대기 줄에서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김지은 기자

다행히 사전예약을 해 둔 기자는 비교적 한산한 줄에서 대기할 수 있었다. 오픈 시각인 오전 11시가 되자 현장스태프가 사전예약줄에 선 사람들을 안쪽으로 안내했다.

함께 들어간 인원은 10여명으로 모두 일행과 함께 온 듯했다. 현장 진행 스태프는 "새우깡 in 고래섬 어드벤처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한다"며 활기찬 인사를 건넸다. 이어 "이제부터 새우로 변신해 고래섬을 탈출하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며 "2~4명씩 짝을 지어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데 일행들끼리 같은 조를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새우'로 변신해 '고래섬' 탈출해야… 방문객 사로잡은 스토리텔링

새우로 변한 방문객들은 미션을 수행해서 고래섬에서 탈출해야 한다. 사진은 새우섬으로 향하는 여정이 담긴 종이. /사진=김지은기자
새우로 변한 방문객들은 미션을 수행해서 고래섬에서 탈출해야 한다. 사진은 새우섬으로 향하는 여정이 담긴 종이. /사진=김지은기자

'새우깡 어드벤처 in 고래섬' 팝업은 오랫동안 고래섬에 갇힌 새우들이 섬을 탈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팝업의 주제는 '고래섬을 향한 새우들의 깡있는 여정'으로 방문객들은 모두 살아있는 '새우'로 변해 '고래섬'을 탈출하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이색적인 스토리텔링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대학생 A씨(20대·여)는 "평소 새우깡을 즐겨먹는데 한 번도 직접 새우가 되어 본다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며 "이런 설정이 참신하게 다가오면서도 묘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또 부모님과 함께 방문한 B양(10대·여)은 "평소 여러 팝업에 가봤는데 이런 재밌는 설정은 오랜만"이라고 즐거워했다.

이번 팝업 주제문구 "'깡'있게 살자!"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팝업에 참여한 C씨(20대·여)는 "스태프의 설명을 듣다보니 내가 진짜 새우가 됐다는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됐다"며 "흥미로운 스토리텔링 덕분에 미션 수행에 더 열심히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새우섬' 향해 한 걸음씩… '깡'있는 새우들의 도전

'고래섬' 탈출 미션을 시작한 방문객들은 차례대로 4가지의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보물 찾기' '대포쏘기' 'CM가사 맞히기' '깡 모형 조립하기'이다. /사진=김지은 기자
'고래섬' 탈출 미션을 시작한 방문객들은 차례대로 4가지의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보물 찾기' '대포쏘기' 'CM가사 맞히기' '깡 모형 조립하기'이다. /사진=김지은 기자

'고래섬'을 탈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새우들은 동선을 따라가며 총 4가지 미션을 수행해 성공하면 섬을 탈출할 수 있다. 미션을 성공할 때마다 '깡'이라고 적힌 자그마한 조각이 주어지는데 4개의 '깡'을 모두 모으면 섬을 빠져 나올 수 있다.

새우들의 '깡' 있는 여정은 '보물 찾기' '대포쏘기' 'CM송 가사 맞히기' '깡 인증하기' 등 총 4가지 미션으로 이뤄진다. 가장 먼저 수행해야 하는 미션은 일명 '보물 주머니 찾기'다. 기자가 직접 체험해보니 어두운 조명 아래 보물을 찾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풀 모형에 숨겨진 보물 주머니를 찾아 스태프에게 제시하니 '깡'이라고 쓰인 명패를 받고 다음 미션으로 넘어갔다.

동선을 따라가면 '새우 대포'가 마련된 바다 동굴로 이어진다. 대포는 실제로 공을 넣고 쏠 수도 있어 현실감이 넘친다. 몇몇 새우가 대포에 공을 넣어 벽을 향해 쏘면 나머지 새우들은 열심히 공을 던져야 한다. 바닥에 떨어진 공도 다시 주워 문을 향해 힘껏 던졌다. 몇 번 반복하니 '탕'소리와 함께 벽이 열리면서 "미션 성공!"이라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새우들은 곧장 다음 장소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를 건너 '해초숲'으로 들어갔다.

눈앞에 펼쳐진 3번째 미션은 바로 'CM송 가사 맞히기'다. 이때 살면서 한 번쯤 흥얼거려본 '손이 가요 손이 가' 노래 가사를 재빠르게 기억해내야 한다. 바닥에는 정답가사와 오답가사가 쓰인 징검다리가 마련돼있다. 새우들이 징검다리에서 정답을 밟아가면 익숙한 멜로디가 나온다. 가사가 틀리지 않도록 멜로디를 완성시키면 미션 성공이다.

3번째 '깡'까지 무사히 모았다면 대망의 마지막 미션만 남는다. 4번째 미션 장소에서는 열기구로 들어가 지금까지 모은 4개의 '깡'을 열기구에 조립해야한다. 4개 '깡'을 모양에 맞춰 모두 조립했다면 스태프와 함께 "탈출 성공 와!"를 외치면서 고래섬에서 마침내 탈출하게 된다.

새우깡 시식·매운 새우깡 챌린지·인생네컷… '새우섬'에서 즐겨요

고래섬을 탈출하면 새우섬에서 '깡력템 교환' '새우깡 시식' '원깡챌린지' '인생네컷 촬영'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깡력템 교환' '새우깡 시식' '원깡챌린지' '인생네컷 촬영'의 모습. /사진=김지은기자
고래섬을 탈출하면 새우섬에서 '깡력템 교환' '새우깡 시식' '원깡챌린지' '인생네컷 촬영'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깡력템 교환' '새우깡 시식' '원깡챌린지' '인생네컷 촬영'의 모습. /사진=김지은기자

고래섬 탈출에 성공한 새우들은 '새우섬' 입성을 축하하는 쿠폰을 받는다. 해당 쿠폰으로 '깡력템 교환' '새우깡 시식' '챌린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깡력템'은 새우깡을 모티프로 한 여러 굿즈를 말한다. 이곳엔 모자, 티셔츠 등 의류부터 문구류까지 준비돼있어 소위 '새우깡 덕후'들에게 최적의 장소다. 한 쪽에는 '새우깡 시식장'이 마련돼 시중에서 맛볼 수 없었던 '와사비맛' '레몬맛' '고추장맛' 새우깡을 먹어보고 가장 맛있는 새우깡에 투표할 수 있다.

기자 입맛에는 레몬맛이 가장 맛있었다. 와사비맛은 생각보다 코끝이 매콤해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기자에겐 끌리지 않는 맛이었다. 고추장맛은 평소 즐겨먹던 매운새우깡의 맛과 비슷했다.

'원깡 챌린지'는 새우깡에 매운 양념을 묻혀 만든 '살사피칸테' 새우깡을 먹고 20초 동안 무표정과 무소음을 유지하는 챌린지다. 기자는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해 도전하지 못했는데 해당 챌린지에 참여하고 나온 시민들의 표정으로 보아 상당히 매운 맛인 듯 했다. 한 시민은 "별로 맵지 않을 것 같아서 도전했는데 생각보다 매워서 정말 혼났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뿐만 아니라 '새우섬'에서는 인생네컷을 비롯한 다양한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인생네컷은 인기가 많아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당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은 즉각 AI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변환돼 원본과 함께 출력되는데 이색적이었다.

팝업스토어 MZ세대 전유물 아냐… 10대부터 60대까지 즐긴다

성수동에서 열린 농심 새우깡 팝업에는 예상보다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했다. 사진은 농심새우깡 팝업스토어 기간을 알려주는 안내문. /사진=김지은기자
성수동에서 열린 농심 새우깡 팝업에는 예상보다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했다. 사진은 농심새우깡 팝업스토어 기간을 알려주는 안내문. /사진=김지은기자

이번 농심의 '새우깡 어드벤처 in 고래섬'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했다. 기자가 방문한 토요일 오전에는 아이와 함께 방문한 가족이 많았다.

주부 D씨(50대)는 "원래 새우깡을 좋아하는데 아이와 함께 방문해서 더 좋았다"며 "화장품 같은 제품이 아니라 식품을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라 아이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게 많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식품업계에 종사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방문한 E씨(30대·여)는 "평소 의류·패션보다 식품류 팝업에 많이 다니는데 특히 식품류 팝업에는 연령층이 다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농심 홍보팀 관계자는 "원래 하루에 600명 정도가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1000명가량 방문하셔서 급하게 물건 발주를 넣었다"며 "주중에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많고 주말에는 가족단위로 많이 오신다. 연령층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고 전했다.

현장의 한 스태프는 "다양한 팝업 스토어에서 아르바이트 경험을 쌓고 있다"며 "이전에 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 때와 지금 이곳(농심 새우깡 팝업스토어)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엔 식품이나 주류 팝업 행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확실히 이런 팝업 스토어에는 6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농심의 '새우깡 어드벤처 in 고래섬' 팝업은 지난 5일 시작돼 오는 23일까지 열리고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지난 17일 기준 사전예약이 모두 마감돼 현장예약과 웨이팅만 가능하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사전예약이 모두 마감돼 많은 분이 오전부터 웨이팅을 한다"며 "오전 11시 이전에 일찍 방문해 현장에서 예약한 후 기다리면 오후쯤에는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