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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노사가 주 4.5일제 도입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주 4.5일제 도입과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한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시기상조라고 맞선다.
금융권이 고금리 장기화에 이자 장사 비판을 받는 가운데 금융노사 산별중앙교섭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와 사용자협의회는 최근 산별 중앙교섭에 나섰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4차 산별중앙교섭을 진행했지만 결렬됐고 지난달 25일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한 바 있다.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크게 임금인상과 주 4.5일제 도입 및 영업시간 단축이다. 금융노조는 ▲주 4.5일제 도입 ▲영업시간 단축 ▲본사 이전 및 지점 폐쇄 시 노동조합과 합의 ▲사회공헌기금 조성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주 4.5일제와 영업시간 단축은 시기상조라고 반대하고 있다. 본사 이전 및 지점 폐쇄 시 노조와 합의의 경우도 지나친 경영 개입이라며 거부했다.
금융노조는 올해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파업을 거론하며 강경 대응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임금 6.1% 인상과 주 4.5일제 시행 등을 요구했다가 협상이 결렬되자 총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전날부터 투쟁행위의 첫 단계인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금융노조는 이달 중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은행원들은 9시 시업을 지키기 위해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일찍 출근했다"며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고 초과 노동이지만 합당한 처벌도 보상도 없다. 우리가 주장하는 '영업시간 단축'은 이런 비정상을 바로잡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업 시작을 30분 늦추면서 출근 시간을 9시로 정상화하자는 요구가 왜 과욕인가"라고 반문했다.
관건은 금융권이 이자 장사 비판 속에 금융노조의 주장이 받아들여질지 여부다. 역대 금융 노사 임금협상이 중노위 조정을 통해 타결된 사례는 없다. 지난해에도 중노위 조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노조는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결국 농성 11일 만에 노사 합의점을 찾았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노조 총파업 당시 비판적인 여론이 있었던 만큼 노조 입장에서도 파업하기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노조가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가 교섭이 결렬되면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하는 관행을 탈피해야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