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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아이폰16 시리즈가 출시됐지만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은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새 플래그십(한 기업이 내세우는 주력 상품이나 대표 상품) 모델이 나오면 통신사들은 지원금과 다양한 마케팅으로 타사 고객을 번호이동으로 끌어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같은 패턴이 깨졌다.
6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번호이동은 49만4150건으로 전월 대비 9.2%(5만74건) 감소했다. 올해 들어 처음 번호이동 건수가 50만건 미만으로 떨어졌다.
통상 신규 플래그십 모델이 출시되면 이통사의 번호이동은 증가했다. 지난 1월 갤럭시S24 시리즈가 출시됐을 당시 번호이동은 56만63건으로 전월(지난해 12월) 대비 9.4%(4만8079건) 증가했다. 갤럭시 Z폴드·플립6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 7월 번호이동도 56만1448건으로 전월 대비 11.8%(5만9237건) 늘었다.
과거에는 아이폰 신제품이 나올때 번호이동도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아이폰15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해 10월 번호이동은 49만6256건으로 지난해 9월(40만6618건)보다 무려 22% 증가했다.
올해는 아이폰16 출시가 번호이동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동통신 업계는 공시지원금 등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고객을 유치할 여력이 줄어든 탓으로 설명한다.
정부는 지난 3월 통신사의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번호이동 고객을 대상으로 전환지원금을 지급하는 정책까지 도입했지만 실효가 없었다. 올해 하반기 출시된 갤럭시 Z폴드·플립6 시리즈와 아이폰16 시리즈에 책정된 전환지원금은 0원이었다.
국책연구기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1일 발간한 '단말기유통법(단통법)과 이동통신시장의 변화' 보고서에 연간 번호이동 건수가 1000만건을 넘었던 2012년의 경우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사이 보조금 차이가 가장 컸다.
2012년 하반기의 경우 SK텔레콤은 번호이동을 포함한 신규 가입자의 49.1%에 3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반면 기기변경 가입자의 78.2%에게는 20만원 이하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같은 해 9월에는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 시 평균 보조금은 57만3127원으로 기기변경 보조금(23만9196원)의 2.4배에 달했다.
이 같은 현상으로 통신사들은 번호이동이 더 이상 신제품 판매 실적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공시지원금 같은 보조금보다 선택약정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더 커지면서 기기변경이나 신규가입을 택하는 고객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