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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시 토지 곳곳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대부북동 동주염전 인근 건설폐기물 불법 매립으로 토양과 해양 오염 논란이 제기된 지 한 달도 채 안 돼 이번에는 신길동 농지에 폐가전, 가구, 음식물 등 각종 생활폐기물이 수년째 버려져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현장 인근은 어린이집, 초등학교, 아파트 2000여 세대 등이 자리하고 있어서 시민들이 방치된 폐기물로 인한 냄새와 먼지, 침출수 등의 피해를 겪고 있다.
지난 2020년 5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안산도시공사는 8대2 지분으로 '안산신길2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을 2026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시작했다.
이 공공주택지구는 현재 토지 보상 막바지에 있어 머지않아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들어가지만 문제는 이 사업구역 안에 있는 토지 일부가 고인(故人)의 유품 때문에 토양 오염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문제의 토지는 지목이 농지(전)고 토지 보상은 이미 끝난 상태다.
LH 관계자에 따르면 유품정리업체 'H사'는 지구 지정이 된 이후 토지주와 임대차 계약을 통해 들어왔다. 하지만 지금은 이 토지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
안산도시공사는 이 업체에 대해 지난 2023년부터 지금까지 '무단으로 버려진 폐기물을 처리하라'라는 계고만 3번 했을 뿐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대책은 세우지 않았다.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안산시 또한 이와 같은 상황을 알고만 있었을 뿐 행정대집행, 고발 등 적극적인 행정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현재 이곳에는 고인이 생전에 사용한 생활용품, 의류용품, 가정용품 등이 보관시설 없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심지어는 음식물 쓰레기도 이곳에 매립됐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한 제보자는 "음식물쓰레기는 고인이 쓰던 냉장고 등에 있던 식료품들로 현장에 파묻혀 있다"고 전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현장의 물건들은 팔 것으로 폐기물(쓰레기)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유품들은 제3자가 보기에는 무단 적치된 폐기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폐기물에서 나와 장기간 고인 침출수는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게 되고 오랜 기간 햇빛에 노출된 폐기물은 삭거나 닳아 바람을 타고 대기를 오염시킨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폐기물만 치운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이 폐기물 때문에 토양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어서 토양검사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만약 토양이 오염됐다면 많은 정화 비용이 발생한다. 반드시 오염을 유발한 주체를 파악해야 세금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폐기물이 묻힌 장소를 특정해 주면 토양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반면에 H사 관계자는 "이사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더 이상 질문에 답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